[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을 따지기 전에 제도 마련과 시장 확장부터 해야 한다는 학계 의견이 나왔습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시장 제도화를 넘어 세계화로'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마련으로 원화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시장 제도화를 넘어 세계화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달러 패권 유지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정치·경제학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법권과 사법권, 엄청난 군사력을 바탕으로 달러 패권을 블록체인망에서 유지하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한국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거 일본이 그랬듯이 상호주의적 관점에서 우리도 규체 체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국내 스테이블코인 이용률이 낮은 상황은 경부고속도로가 지어지기 전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파이어블록스 설문 조사를 인용해, 조사 대상 90% 넘는 글로벌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거나 계획이 있는 등 높은 수요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선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단일 법안들이 계류 중입니다. 전통 은행들은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핵심 입지 선점을 노리며 비은행 금융사, 핀테크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을 따지기 전에 규모를 키우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사용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종수 광장 변호사는 "블록체인으로서의 효율성은 약간 미래적인 부분이 많고 지급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은 원화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만들어질까가 결국은 숙제"라며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의 플레이어들이 나오고 그들로 하여금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게 더 맞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관광하는 분이 돈이 부족할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한국의 거래소에서 화폐로 바꿔 지불하는 프로세스가 자연스레 이어지면서 디지털자산 세계화를 이끌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