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등 미 텍사스서 피소…“러시아 무기에 칩 공급”

입력 : 2025-12-11 오후 2:58:40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반도체 제조사 인텔과 AMD,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대러시아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서 소송을 당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사진=인텔).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로펌 베이커앤호스테틀러와 변호사 미칼 와츠가 우크라이나인 수십 명을 대리해 세 기업을 상대로 텍사스 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세 기업이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에 자사의 칩이 사용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제3자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에 칩을 재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방치했으며, 러시아·이란으로의 수출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2023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용으로 사용한 이란제 드론과 러시아제 순항미사일 ‘KH-101’,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등에 이들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 등 부품이 사용된 사실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버크셔해서웨이 계열사인 마우저 일렉트로닉스가 반도체를 러시아 대리인이 운영하는 유령기업으로 이전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와츠 변호사는 이들 기업을 “죽음의 상인”이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의 제재 법률을 희극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인텔 측은 성명을 통해 “인텔은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지 않으며,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 고객에 대한 모든 제품 출하를 즉시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텔은 미국을 비롯한 모든 사업장에서 수출 관련 법률, 제재 및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MD와 TI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과거 미국의 대러 제재 요건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를 모니터링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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