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수록 공격적으로? 롯데카드, 여전채 3100억 현금서비스 투입

입력 : 2026-01-16 오후 2:57:08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연초 회사채 시장이 열리자 카드사들이 일제히 조달에 나선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롯데카드가 오히려 가장 큰 규모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이목이 쏠립니다. 롯데카드는 3100억원을 여전채로 조달하면서 현금서비스와 신용판매 가맹점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초 회사채 피크 기간인 올해 1월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전업카드사 8곳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롯데카드 3100억원(현금서비스 및 신용판매 가맹점대금) △삼성카드 2000억원(가맹점 대금 지급용도) △KB국민카드 1800억원(가맹점 대금 지급용도) △신한카드 1300억원(기존 회사채 차환)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기관 투자자들의 연초 운용 지침이 확정되며 본격적인 매수 주문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오는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기 전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풍부하기 떄문에 카드사들은 연초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에서도 다소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가장 낮은신용등급 ‘AA-(마이너스)’를 부여 받고도 1000억~2000억원 수준의 평균적인 발행량을 넘어서 3000억원이 넘는 과감한 물량을 시장에 내놨습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이 겹치며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초 기관 자금이 가장 풍부한 시기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최근 수년간 차환 목적보다는 운영자금 중심의 조달 전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을 기점으로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은 사라졌고 이후엔 현금서비스와 신판 가맹점대금 재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현금서비스는 일반적인 결제 자금과 달리 즉각적인 현금 유출과 신용 리스크가 수반되는 대출형 상품입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수익성은 높은 반면,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함께 안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롯데카드가 여신 운용과 현금 흐름 관리에 한층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롯데카드로서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마진을 방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해석됩니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서민금융 수요 확대와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번에 확보한 3100억원은 롯데카드의 향후 운영과 유동성 관리에 중요한 버팀목이 될 전망입니다.
 
롯데카드를 둘러싼 대외 환경도 이번 조달 행보를 이해하는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22일부터 8월27일 사이 해킹으로 인해 297만명의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금융당국 제재 가능성과 함께 내부 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당시 사고는 카드 정보와 개인정보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금 조달 여건과 투자자 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롯데카드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에 따른 논란으로 수사와 사법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대주주의 재무·지배구조 리스크가 롯데카드에 간접적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점 또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연초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전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쌓아 두려는 보수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조달 환경이 비교적 우호적인 시점을 활용해 운용 여력을 확보해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1월은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만큼, 등급이 낮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중 가장 원활하게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창구였을 것"이라며 "여러 이슈에 직면한 롯데카드가 연초부터 여전채를 발행한 것에 시장에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초기에는 가맹점 대급 지급을 위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채권 만기가 도달하는 상황이라 사전에 차환 발행을 일으키고 이를 현금서비스 등 운영 목적이나 가맹점 대금 납부에 그대로 쓸수도 있다"면서 "연초에 할 수 있는 여력만큼 열심히 (조달)하는 것 같다"고 바라봤습니다.
 
롯데카드 사옥. (사진=롯데카드)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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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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