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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의 주력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부문 수익성에서 미국 정책보조금 기여도를 걷어내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인 적자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셀과 모듈 판매를 통한 자체 수익성은 여전히 미미한 상태다. 특히 주요 사업부문의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태에서 와이너리 등 비주력사업으로 자금이 흘러나가는 상황이 겹치면서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보조금 빼면 수천억원대 적자…실질 수익성 '경고등'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액은 8조 2683억원으로 전년(7조 5720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575억원에서 262억원으로 89.8%가량 감소하며 표면적으로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분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설비(CAPA)를 가동하며 가동률에 비례한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현행 회계 기준상 AMPC는 매출원가에서 차감하거나 영업이익에 직접 가산된다.
보조금 수취에 따른 회계 반영액을 제외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실질 영업손실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여파로 인해 제품을 팔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조금으로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2024년 기준 한화솔루션이 IRA에 따라 수혜를 입은 AMPC 금액은 약 3450억원이다. 최근에는 미국 조지아주 생산거점인 ‘솔라 허브’의 대규모 증설이 완료되면서 세액공제 수혜 폭은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달튼 공장의 CAPA를 1.7GW에서 5.1GW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라인까지 본격 가동하며 미국 내 총 모듈 CAPA를 연산 8.4GW로 끌어올렸다.
공장가동률 역시 북미 시장의 견조한 수요와 빅테크 기업들과의 대규모 공급계약에 힘입어 상향됐다. AMPC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제품의 양에 비례해 지급되는 만큼, 공장 증설과 가동률 상승은 보조금 수익 상승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조금이라는 외부 수혜를 제외한다면,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의 본업 수익성은 여전히 수천억대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재고자산 리스크·단가하락 '이중고'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모듈 판매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재고자산 규모는 2024년 말 2조 211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 8225억원으로 1년 사이 약 27.7%나 급증했다. 향후 제품 판매단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팔리지 않고 쌓인 재고자산만큼 대규모 평가손실을 인식해야 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이 8조원을 넘어섰음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판매가가 제조원가와 판관비를 하회하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모듈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은 재고부담을 키워 향후 재무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조금 혜택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제품 경쟁력을 통한 현금창출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태양광 부문이 이 같은 정책 지원으로 버티는 사이 한화솔루션의 또 다른 사업축인 기초소재 부문은 업황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기초소재 부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491억원으로 2024년(1213억원)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매출액 역시 4조 8884억원으로 전년(5조 957억원)보다 감소했다.
석유화학 업황의 장기 침체로 원재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제품가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주력 사업인 태양광과 화학 부문이 동시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사적인 자본 완충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영업적자에도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위해 차입금을 늘려오면서 이자비용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이자발생부채는 10조 4165억원으로 이에 따른 외환차손 및 외화환산손실 등을 제외한 순수 이자비용은 연간 4253억원(전년도 3450억원)에 달하고 있다.
회사의 재무부담이 커지는 와중에도 인사이트 부문을 통한 비주력 사업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이트 부문은 2022년 와이너리 인수를 위해 약 1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국내외 리조트 및 체육시설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태양광과 화학 등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가 절실한 시점에 본업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지 불분명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특히 2024년 156.4%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82.7%로 상승하는 등 주요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백화점식 사업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사이트 부문의 경우 해당 사업만의 전략에 따라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라며 "수익성의 경우 올 하반기 조지아주 공장 풀가동이 예정돼 있는 만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