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항공업계, 유가 2배 뛰자 비용구조 붕괴…국가 지원론 부상

유가 2배 급등에 고정비 중심 비용 구조 무너져
고환율에도 현금흐름 선방…매출 감소에 악화 전망
공공성 유지 위해 정부 지원 가능성…형평성 등 변수

입력 : 2026-04-0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6일 15: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항공업계의 비용구조가 유가 급등의 직격탄에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변동비인 연료비가 치솟으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은 항공사의 현금 지출 증가로 곧바로 이어진다. 반면 환율 상승은 회계상 손익에 영향을 주더라도 실제 현금 유출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고환율보다 고유가가 더 위중한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사 자체 대응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항공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국제공항(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고유가에 비용구조 급격히 악화
 
6일 업계에 따르면 3일 기준 세계 3대 원유 가격은 모두 1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월 국제 유가는 대부분 배럴당 60달러대에 머물렀다. 이에 항공유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주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8달러를 기록해 2월 대비 134.1% 급등했다.
 
유가 급등은 항공사의 비용 구조에 큰 충격을 준다. 배럴당 60~70달러 수준을 기준 항공사 매출원가 대비 항공유 비용은 30~35%로 알려져 있다. 유가가 2배 뛸 경우, 항공유 비용이 매출원가의 60~70% 수준으로 높아진다.
 
항공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대표적 산업이다. 인건비, 리스료, 정비비, 공항 이용 비용 등 필수적인 지출이 많다. 지난해 대한항공(003490)의 연결 매출원가(24조 1120억원) 중 급여와 퇴직급여액(4조 172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 저비용 항공사(LCC) 매출원가에서 급여 등 비중은 보통 20% 이상이다. 유가가 2배 뛴다면, 비용구조가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정비 중심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4월부터 운항 축소 및 유류 할증료 인상이 단행됐다. 2분기 이후 항공권 판매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환율 상승 당시 헤지 수단으로 여겨졌던 화물 사업도 매출이 지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물 항공사들은 4월부터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항공운임에 부담을 느낀 화주들이 짐을 싣기 위한 견적서 요청을 미루는 상황이다.
 
 
 
재무 약한 항공업계…자력으로 버티기 어려워
 
고유가의 충격은 고환율보다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환율 상승에 따른 재무상 손실은 매출원가와 금융손익에 분산되어 반영되고, 실제 현금 지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반면 유가상승은 항공유 구매를 위한 현금 지출 증가로 직결되며, 온전히 수익성 감소에 반영된다. 지난해 경제 상황은 안정된 유가-상승하는 환율로 요약할 수 있다. 다수의 국내 항공사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영업 현금흐름 흑자로 선방할 수 있었던 것도 안정된 유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가상승은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항공권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사 선수금 둔화는 현금흐름 감소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항공사는 보통 항공권 판매 대금을 선수금 명목으로 미리 수령해 운영에 사용한다. 항공기가 뜨면 항공권 선수금은 매출로 전환된다. 상장 항공사의 지난해 말 선수금 규모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이며, 대형 항공사는 조 단위에 달한다.
 
현재 항공산업은 자력으로 위기에 대응 중이다.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을 필두로 모두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태다. 전사적인 비용 절감이 이뤄질 예정이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지난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다만, 재무적으로 열위인 LCC가 현 상황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LCC의 재무적 버팀목 역할을 하던 모회사의 재무 지원도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현 위기에 대해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용 창출 및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 항공산업은 공공성을 지닌다. 산업 위기가 더 번지지 않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형평성 문제는 변수다. 최근 유가 급등 사태에 피해를 보는 산업군이 다수라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 수준을 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에 "고유가로 인해 항공산업 못지 않게 어려운 산업이 많다. 형평성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항공운송산업의 SOC(사회기반시설)적 성격을 고려하면 이제는 중앙정부가 지원방안을 놓고 고심해야 할 시점"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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