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기업공개(IPO) 물량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간 상장 주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최근 5년 평균 28곳에서 9곳으로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이 확보할 수 있는 딜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대형 IPO가 사라진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까지 중소형 상장 주관 경쟁에 참여하면서 공모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9일 코스콤 CHECK 단말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대표 주관 실적을 보면 NH투자증권이 약 3129억원 규모의 거래를 맡으며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증권이 약 2610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두 증권사는
케이뱅크(279570) 상장을 공동 대표 주관했습니다.
IPO 물량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간 경쟁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대형 증권사가 조 단위 대형 IPO를 중심으로 맡고 중형 증권사가 중소형 상장을 담당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 IPO 자체가 줄어들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중소형 IPO 주관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수요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투자할 기업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IPO 기업 수가 줄어들면서 같은 딜을 두고 더 많은 증권사가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재상장 제외)은 총 9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곳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입니다.
상장 일정도 고르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올해 1월30일
덕양에너젠(0001A0)이 상장한 이후 2월에는 신규 상장이 단 한 건도 없었고, 3월에 들어서면서 케이뱅크(3월5일), 에스팀(3월6일),
액스비스(0011A0)(3월9일), 카나프테라퓨틱스(3월16일), 아이엠바이오로직스(3월20일), 한패스(3월25일),
메쥬(0088M0)(3월26일), 리센스메디컬(3월31일) 등 8개 기업이 잇따라 상장했습니다.
공모시장 규모 역시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1분기 IPO 공모금액은 약 77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조8430억원과 비교해 약 58%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LG(003550)CNS와
서울보증보험(031210) 등 조 단위 몸값을 가진 기업들이 코스피에 상장하며 공모시장 규모를 키웠지만 올해는 코스피 상장이 케이뱅크 한 곳에 그치며 대형 IPO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황입니다. 케이뱅크 역시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되는 등 보수적인 수요예측 결과가 나타나며 공모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IPO 시장이 완전히 침체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조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의 신규 상장 공급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는 2분기까지는 코스피 시장의 대어급 종목 상장 추진에 있어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4월16일 중복상장 관련 실무 간담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이후 4월 중 가이드라인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한국거래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