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번엔 전재수" "그래도 박형준"…흔들리는 '부산 민심'

전재수 출마 선언 일주 째…서면·북구서 우세
"해수부 이전 영향 별로"…"현역 시장 밀어줘야"

입력 : 2026-04-09 오후 6:00:39
[부산=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6·3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에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탈환에 나섰고,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세몰이 중입니다. 민심은 갈렸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능력만 보고 전 의원을 뽑겠다는 쪽과 박 시장의 3선을 밀어줘 시정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는 형국입니다. 다만 정권 초에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바닥 민심에선 이전과는 다른 기류도 감지됐습니다. 
 
해수부 인근 시장서도 '엇갈린 민심'
 
9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인근에 자리한 수정전통시장은 점심시간을 맞은 뒤에도 한산했습니다. 오전 11시50분을 넘겨서도 일부 점포만 문을 열었고, 골목 어귀에 있는 식당에도 손님이 붐비진 않았습니다.
 
해수부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세종에서 부산 동구로 이전했습니다. 해수부 이전은 이재명정부 첫 해수부 장관을 지낸 전 의원의 대표 업적 중 하나입니다. 전 의원이 지난 2일 부산시장 출마 선언 장소를 해수부 청사 앞으로 정한 것도 자신의 장관 시절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터를 옮긴 지 약 4개월, 전 의원이 출마 선언에서 해수부 이전에 따른 부가가치를 강조한 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상인 반응은 상반됐습니다.
 
시장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여성, 50대)는 해수부 이전 효과가 별로 없다는 박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A씨는 "해수부 공무원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해서 요식업이 아닌 이상 이전 효과는 별로 없다"면서 "요식업이 아닌 이상 해수부 이전으로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인근 수정전통시장. (사진=뉴스토마토)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시장 안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B씨 부부(30대)는 "해수부가 이전한 비슷한 시기 개업했다"며 "이전 이후 미미하지만 매출이 늘어나긴 했다"고 전했습니다.
 
A씨와 B씨 부부는 지난 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A씨는 "일 잘하는 사람을 뽑을 건데, 나만의 기준이 있다"고 했고 B씨 부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귀띔했습니다.
 
'지역구 강점' 전재수…'현역 프리미엄'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들의 구체적 공약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지역 내에선 인물론에 근거한 표심 행사 분위기도 깔렸습니다.
 
전 의원의 경우 3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지역구 안에서 쌓은 인지도가 강점 중 하나입니다. 전 의원 지역구인 부산 북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C씨(여성, 60대)는 "가족이 가덕도에 투자를 했는데 박형준 시장이 당선되는 게 유리하다고 해서 지난 선거에선 박형준 시장을 뽑았다"며 "이 지역에선 전재수 의원이 일을 잘하기로 유명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 서면역 근처 빌딩에 걸린 전재수 민주당 의원 현수막. (사진=뉴스토마토)
 
전 의원은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 서면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습니다. 서면 카페에서 만난 D씨(여성, 20대, 학생)는 "국민의힘은 내란 이후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다"며 "이번 선거에선 전재수 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장으로 새 인물이 오기를 바라는 민심과 달리 현역인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 근처에서 만난 E씨(남성, 40대, 자영업)는 "박형준 시장 첫 출마 때부터 지지했다"며 "공약을 지키려면 4년 정도 임기는 더 보장해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양정역 인근 약국을 운영 중인 F씨(여성, 40대)도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을 쉽게 바꿔선 안 된다"며 "한 번 맡겼으면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집토끼보다 무당층…선거 막판 '변수'
 
지지 정당과 후보가 뚜렷해 이미 누구에게 표를 줄지 정한 지역 주민들과 달리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투표를 했더라도 무효표를 선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부산 북구에서 만난 G씨(남성, 30대, 편의점 직원)는 지난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묻는 질문에 "무효표를 던졌다"며 "투표는 하고 싶은데 누굴 당선시키고 싶진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내 한 표가 부산 경제나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면서도 "이번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후보들 연설이나 공약을 보고 나와 맞는 사람을 고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면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F씨(여성, 50대)는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시간이 늦어 뉴스를 챙겨 볼 짬도 없다"며 "투표를 하긴 하는데 누가 누군지 몰라 주로 가족들 의견을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정가에선 지지 후보가 없는 표심이 많아 선거 직전까지도 안심하거나 낙담하기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선거 막판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라고 짚었습니다.
 
부산 정계 관계자는 "부산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지금까지 선거 결과도 그랬지만 선거에는 언제나 변수가 등장하기 마련이라 성급하게 판단할 수 없다"며 "집토끼 공략에만 그칠 게 아니라 무당층을 어떻게 불러들이느냐도 선거 막바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부산=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동지훈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