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종속·관계기업 투자순손실은 2024년 마이너스(-)2418억원에서 지난해 -3480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되며 투자 성과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말 IPO가 사실상 무산된 11번가의 투자 지분을 정리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회사는 3900억원의 현금 순유출과 함께 보유 지분(3860억원)에 대한 전액 처분손실까지 반영되면서 재무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주주간계약상 분배절차(Waterfall)에 따라 SK스퀘어의 매각대금 채권 3809억원이 FI에게 이전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 투자 회수 출구가 사실상 막혔다는 점이다. SK스퀘어는 그동안 원스토어와 티맵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핵심 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으로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 구조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IPO 기반 엑시트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티맵모빌리티(1225억원), 원스토어(1209억원), 콘텐츠웨이브(406억원) 등 FI와 체결한 주주간계약 관련 파생상품부채 규모만 2840억원 수준이다. 해당 계약은 일정 요건 미충족 시 투자자의 동반매각청구권 행사 또는 주가수익스왑 구조에 따른 의무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건이 현실화될 경우 SK스퀘어의 직접적인 현금 유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SK스퀘어는 IPO 기한이 도래했던 티맵모빌리티에 대해 FI와 협의를 거쳐 상장 시한을 오는 2027년까지 2년 연장했지만, 시장 환경과 제도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상장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IPO 중심의 기존 엑시트 구조가 사실상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손실 확대와 파생부채 부담이 동시에 누적되는 가운데 회수 경로까지 좁아지면서 지분 매각,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대안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얘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존에는 IPO를 통한 가치 실현이 핵심이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회수 전략을 병행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며 "투자형 지주사 모델 자체가 재설계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재계 또다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실적이 흑자 전환한 이후 FI와의 협의 등 남은 기간이 여유로운 상황"이라며 "IPO 일정 조율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져 관련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배당 버팀목…낮아진 재무 부담
다만 주요 투자 자산 부진에도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5.0%로 전년(9.4%) 대비 낮아졌다. 여기에 11번가 관련 파생상품부채(3810억원) 또한 제거되면서 파생상품관련손익 또한 2023년 -3143억원에서, 2024년 -1482억원, 지난해 946억원으로 매년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실적 호황에 따라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수익 3576억원 가운데 SK하이닉스로부터의 배당수익이 3549억원으로 전체의 99%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 47조 206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배당 여력이 크게 확대된 덕분이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2025~2027년 배당정책'에 따라 주당 고정배당금(1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SK스퀘어가 연간 최소 2200억원 수준의 배당수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등 종속회사의 중복상장이 어려워진 점은 투자금 회수 방안 축소 측면에서 부담요인"이라며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000660),
SK텔레콤(017670) 등과 연합해 1조원 이상의 ICT 투자자본을 공동 조성하고 반도체 및 AI 등 미래 유망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향후 자금소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SK하이닉스로부터의 배당수입과 보유 유동성, 투자지분 가치 등을 감안하면 재무 안정성은 유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