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콘텐트리중앙, 월드컵 베팅 꼬였다…IPO·자금조달 '진퇴양난'

중계권료 낮췄지만…지상파 3사 구매 여부 '안갯속'
FIFA 계약 주체 콘텐트리중앙…매각 좌초 '직격탄'
FI 줄이탈에 현금 곳간 바닥…매각 대신 투자 확대

입력 : 2026-04-1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4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 불발이 JTBC가 아닌 콘텐츠 제작공급사 콘텐트리중앙(036420)에 직격탄을 날렸다. 콘텐트리중앙은 산하 콘텐츠 기업 적자를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국제 행사 독점 중계권 확보와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극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잇단 중계권 매각 불발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들의 이탈까지 이어져 자금조달이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협상 테이블 세 번 엎어지고···단독 중계에 적자 폭탄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JTBC는 KBS·MBC·SBS(034120) 등 지상파 3사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로 각각 140억원을 제안했다. 앞서 JTBC는 지난 3월30일 지상파 3사와 중계권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KBS가 불가 의사를 통보했다. JTBC는 MBC와 SBS를 상대로 협상을 이어갔지만, 이들도 JTBC가 제시한 250억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사진=JTBC)
 
결국 JTBC가 지상파 3사의 요구 수준에 맞춰주는 형국이 됐지만, 지상파의 월드컵 중계권 구매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상장사인 SBS의 경우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적자를 기록한 만큼 국제 행사에 대한 광고 수요도 위축됐고, 월드컵 중계에 필요한 취재진 파견·광고 영업 등의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대회 시작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중계권 구매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은 JTBC가 속한 중앙그룹의 자회사 피닉스스포츠를 통해 FIFA와 계약이 체결됐다. 피닉스스포츠는 콘텐트리중앙이 지분 59.4%를 보유한 자회사로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JTBC가 아닌 콘텐트리중앙이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사태의 핵심인 셈이다.
 
콘텐트리중앙은 중앙그룹에서 콘텐츠 사업부문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중앙그룹 콘텐츠 사업은 JTBC가 방송 송출을 담당하고, 콘텐트리중앙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중계권 매각 불발의 1차 파급은 JTBC가 아니라 월드컵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트리중앙에 미치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중계권 매각 불발이 단순히 사업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콘텐트리중앙이 추진하고 있는 산하 자회사의 교통정리는 물론이고, 중앙그룹 사업의 지속가능성마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IPO도 합병도 막혔다···계열사 구조조정 교착
 
중앙그룹은 종합편성채널 JTBC의 설립 이후 현재의 그룹사로서의 구색을 갖췄다. 2009년 미디어법 개정 뒤 2011년 종합편성채널 JTBC가 출범하면서 당시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회사 구축에 나섰다.
 
(사진=콘텐트리중앙)
 
콘텐트리중앙은 2005년 중앙일보에 인수된 후 JTBC 출범과 함께 종합 콘텐츠 공급사로 도약했다. 특히 산하 SLL중앙의 경우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지음 등 드라마제작사와 BA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 하우픽처스 등 영화제작사를 인수하며 콘텐츠 제작업계의 공룡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와 제작사 인수는 곧 지속적인 적자로 이어졌다. 콘텐츠 제작업 특성상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반면, 수익 창출은 작품 흥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콘텐트리중앙이 꺼내 든 돌파구는 SLL중앙의 기업공개(IPO)와 국제 행사 중계권 독점이었다. SLL중앙의 IPO로 지분 투자를 진행한 FI의 투자회수(엑시트) 경로를 열고, 중계권 판매 수익으로 콘텐츠 제작 재원을 충당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2024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추진했지만, 파두 사태 이후 적자 기업 IPO 주관이 어려워졌고 SLL중앙의 상장도 차일피일 밀렸다. 그 사이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등급은 'BBB-'로 강등됐다.
 
FI들의 이탈은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JKL파트너스에 1142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JKL파트너스가 2021년 콘텐트리중앙 전환사채(CB) 인수에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작년에 상환된 2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원리금 1142억원을 올해 돌려받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SLL중앙 프리IPO에 참여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도 투자 지속의 한계를 드러냈다. 프랙시스는 2021년 3000억원 규모 SLL중앙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당시 13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지만, 상장이 늦어지면서 올해 들어 인수금융 대주단과 가까스로 오는 6월까지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산하 메가박스의 합병에 승부수를 걸기도 했다. 롯데시네마와의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추가 투자를 유치한다는 구상이었지만,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요구한 담보 제공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마저 무산 위기에 몰렸다.
 
수익 없는 콘텐츠 기업의 한계
 
결과적으로 콘텐트리중앙은 산하 계열사마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중계권 비용 부담은 콘텐트리중앙의 재무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전망이다.
 
 
콘텐츠 사업은 성공만 한다면 적은 투자에도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서는 적자가 발생하는 위험한 사업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뒤에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중앙그룹의 반면교사로 꼽는 곳은 CJ(001040)그룹이다. CJ그룹도 지난 2022년~2023년 산하 CJ ENM(035760)과 CJ CGV에서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CJ그룹이 콘텐츠 투자를 지속했던 이유는 식품사업과 물류사업에서 오는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중앙그룹의 경우 현재로서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룹 핵심인 중앙일보만이 지난해 175억원 흑자를 내긴 했지만, 현재 중앙그룹이 겪는 재무부담에 비하면 흑자 규모가 턱없이 작은 수준이다.
 
게다가 현금도 빠듯하다. 콘텐트리중앙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136억원인데, JKL파트너스에 1142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채비율도 317.82%로 추가적인 채권 발행도 어렵다.
 
결국 계열사 매각이나 지분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콘텐트리중앙은 계열사를 매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콘텐트리중앙은 드라마 제작사 이매지너스 지분 10.3%를 386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IB토마토>는 콘텐트리중앙과 JTBC 등 중앙그룹 관계자에게 향후 자금 조달 운용 계획에 대해서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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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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