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총수 지정 앞두고 '집단소송제' 변수까지…쿠팡 사태 '진행형'

공정위, 내주 중 김범석으로 총수 변경 발표
미국 '신변보장' 압박에 외치 변수가 된 쿠팡

입력 : 2026-04-22 오후 4:56:13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쿠팡이 다시 정국의 화약고로 떠올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회가 집단소송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며 대규모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쪽에서 미국이 주요 안보 현안 고위급 협의를 볼모로 김 의장 신변 보호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쿠팡 저격' 집단소송법 '탄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연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범여권 의원들은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집단소송법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 한 명이라도 소송에서 이기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돼 나머지도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증권 분야에 한정해 도입됐습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굉장한 피해를 보고도 소송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기업이 손해를 끼치고도 배상하지 않은 금액은 부당이득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재산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소급 적용에는 반대합니다. 기업이 '묻지마 소송'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다며 점진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쿠팡을 겨냥한 법안이라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타깃은 '쿠팡'이 아닌가 싶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때 소비자와 피해자의 이익, 주주와 근로자의 이익을 같이 봐야 한다"라며 "쿠팡을 겨냥하면서 소급효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면 외교적 이슈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쿠팡에 적잖은 부담이 예견됩니다. 피해자 구제 문턱이 낮아진 만큼 잠재적인 소송 리스크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당초 이번에 법안이 탄력을 받은 데는 쿠팡 사태의 영향이 큽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전 국민 3400만명이 피해자인데, 일일이 소송하지 않으면 배상을 못 받는 구조가 맞느냐"며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압박에 미국에 기대는 김범석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정위가 김 의장의 쿠팡 총수 지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쿠팡의 총수를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봅니다. 이르면 다음주 중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각종 고발에 휘말릴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은 그간 형사처벌 리스크를 피하고, 차등의결권을 통해 실질적 지배력만 행사하기 위해 총수 지정을 피해 왔습니다. 하지만 총수에 오를 경우 사익 편취 규제 등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쿠팡이 기존에 제출한 '친족 경영 미참여 확인서'의 허위 여부에 따라 김 의장이 형사고발 대상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김 의장의 믿을 구석은 '미국'입니다. 미 행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에 김 의장에 대한 신변 보장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국금지·체포·구속 등이 없도록 약속하라는 것입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핵추진잠수함·우라늄 농축 등 주요 안보 현안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신변 보장 요구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재 쿠팡 사태와 관련해 김 의장의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 안보 논의는 쿠팡 사안과 별개로 진전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쿠팡에 대한 조사는 우리 국내법과 적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의 압박이 경찰 수사나 공정위의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대미 투자 압박 과정에서 "한국 국회가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관세 인상까지 시사했는데요. 갑작스러운 몽니가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중단하라는 경고성 메시지였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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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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