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필수 의료재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약포지·시럽병 가격은 전쟁 전보다 20~30%가 올랐고, 완제의약품에 쓰이는 포장재·용매·원료의약품 등은 30~50% 인상되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 기준 주사기 수급 현황은 △생산량 459만9400개 △출고량 426만725개 △재고량 4679만6452개 등입니다. 생산량의 경우 전일인 지난 21일보다 5.7% 늘었습니다. 정부가 의료 필수품 생산에 나프타를 우선 공급하는 방침을 세우면서 전반적인 의료 물품 물량은 전쟁 초기보다는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중입니다.
14일 서울 시내의 한 의료기기 판매점 앞에 주사기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매점매석 등 제품 유통에서의 잡음이 불거지고, 1차 의료기관 등 소규모 의료기관의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일부 유통업체에서 (주사기를) 기존 가격의 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원래 판매하던 의료물품 전용 쇼핑몰에서는 품절을 걸어놓고 쿠팡 등 다른 플랫폼에서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자신들의 이익만 취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재고관리와 장소 문제 등으로 수개월에서 1년 단위 공급계약을 하기 어려운 현실도 지적됐습니다.
수지 타산이 안 맞는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정형외과와 수술 전문 병원에서 세척에 사용하는 생리식염수가 대표적입니다. 경기도 소재 A 의료기관 관계자는 "전쟁 이전에 들어온 생리식염수 물량이 100라면, 현재는 80~90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7일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수액 상자들이 보관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가격 인상은 해결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약포지·시럽병 가격이 20~30% 인상됐으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완제의약품에 쓰이는 포장재·용매·원료의약품 등이 전반적으로 30~50% 수준으로 인상됐다고 밝혔습니다. 부수적인 용매 가격도 2배가량 인상됐습니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의료물품에 대한 가격 보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필수의약품은 원가 인상을 해야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최소한 의약품 원가는 보전해 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정부는 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2만7000개의 '치료재료 별도보상' 평균 수가를 2% 올린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대상에 주사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수액유량조절세트는 들어가지만 수액백은 미포함됐습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필수적인 치료 재료를 제대로 보전하라고 요구한 반면, 의협 측은 "근본적인 해결은 이 위기 상황을 넘어간 다음에 논의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