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바이오 생태계와 더 협력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사실상 선도하고 있는 만큼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도 활발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회사가 글로벌 거점 확장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내부 진통이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우려는 급변하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때문입니다. 스위스 론자(Lonza), 후지필름(Fujifilm) 등 글로벌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격전을 치루고 있는 사이 송도 공장의 파업 이슈는 고객사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신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검토할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연구원장은 회사가 처한 파업 위기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의 자세 변화를 조언했습니다. 또 그는 CDMO 시장 변화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시장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관련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우수 바이오텍과의 더 활발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바이오 생태계와 더 많은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국 바이오텍과 함께 성장해야”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에 따라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의 글로벌 사업이 타격이 예상되는데, 그 영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업계 2위로 오르게 될까요.
생물보안법은 연말까지 타깃 기업을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타깃 기업이 선정돼도 2030년까지는 유예 기간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핑퐁게임’을 할 때 반사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후지필름 등의 아시아 내 경쟁사가 있고 일라이 릴리나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는 아예 CDMO 기업을 인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시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에 종합 서비스, 즉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사업 영역이 다소 다릅니다. 대외 조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긍정적이지만 드라마틱한 매출 신장 등은 시간이 걸립니다.
론자나 후지필름 바이오테크놀로지스 등과의 경쟁도 더 격화될 것 같습니다.
후지필름은 상당한 저력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내부 고객도 다수 확보한 상태로 결코 만만한 경쟁 상대는 아니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노하우, 높은 보안 등의 강점이 있습니다. 기존처럼 이 강점을 잘 활용하면 후지 등 기타 경쟁사 보다 독자노선을 발전할 모멘텀이 있어 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른바 앵커기업으로 역할을 강조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우리 제약 산업 역사 대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교적 단기간 내 성장했습니다. 제약바이오 생태계와 함께 호흡하며 동반 성장했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반론이 있을 수 있어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을 타깃한 사업을 진행해온 특성 탓에 국내 바이오텍과의 협력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와는 태생적으로 이질감이 있는 거죠.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 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스웨덴 등 유럽에서, 바이오젠은 보스턴바이오클러스터의 앵커기업으로써 관련 산업들과 동반 성장을 해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런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 10년여의 사법리스크를 겪었습니다. 이 기간이 회사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십니까.
오너가의 이슈라 회사의 성장과 결부지어 바라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 주가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그 시기 만큼 다져진 것은 아닌가라고 봅니다. 성장 지연보다 글로벌에서는 투명경영이 가능해졌으니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고요. 때문에 이른바 사법리스크가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기보다는 투명 경영으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향후에도 유사한 리스크는 경계해야 하고, 글로벌 수준의 투명한 경영이 이뤄져야 할 겁니다.
앞으로 CDMO 사업은 어떻게 고도화될까요.
이 산업은 과거 3D업종으로 여겨졌습니다. 바이오산업의 특수성으로 재탄생한 셈이지요. 앞으로 더 확대될 겁니다. 새로운 모달리티 이슈는 새로운 바이오벤처를 초기에 선점해서 호흡을 같이 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내 생태계와의 협력은 더 핵심이죠. 궁극적으로 CRDMO 형태로 발전해야 합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관계와 관련해 정 원장은 “노동 삼권에서 단체 교섭권이 있으니 경제 논리로 노조 쟁의를 함부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선진적인 노조 문화도 고민해야 하며 회사의 경쟁력을 최우선에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아야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