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파업 여부에 관심이 높습니다. 회사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비단 생산 중단 시 발생할 하루 6400억원가량의 손실 때문만이 아닙니다. 생산 차질에 따른 고객사와의 신뢰 악영향,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안한’ 노사 관계가 경쟁사 및 고객사에 노출됐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15년 만에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1위 기업이자, 글로벌 3위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다만, 노사 관계나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만큼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사 간 임금 인상률 이견으로 표출된 갈등의 양상은 노조가 작년 11월 유출된 회사 인사 문건 문제에 대한 후속조치를 요구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노조의 투쟁결의대회에서 “노조 설립 3년간 회사는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습니다.
회사는 노사 간 정기적인 회의가 이뤄져왔고, 하모니스퀘어 리뉴얼이나 동호회 페스티벌, 리버스 멘토링 등 사내 조직문화 활성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노조는 오는 1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사진은 지난 22일 노조가 연 투쟁결의대회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파업을 반대하는 쪽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미칠 악영향 가능성을 듭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고객사 위탁으로 의약품을 생산하며 발생합니다. 파업 이슈가 수주에 악영향을 미치면 매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쟁결의대회가 있던 22일 전일 대비 2만7000원이 하락한 15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회사의 1분기 실적이 견조했음에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CDMO 시장도 격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를 타깃하자, 론자와 후지필름 바이오테크놀로지스 등 경쟁사들은 반사 이득을 위해 수주전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아예 CDMO 기업을 인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리를 노리는 후지필름에 대해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상당한 저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사도 다수 확보해 결코 만만한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파업 철회에서 끝나지 않고, 노사 관계의 원만한 봉합은 추후 제2의 파업 우려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입니다. 정윤택 원장은 “노사 문화 모두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조언합니다. “과거 삼성의 무노조 원칙은 깨진 지 오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과거 기조와는 다른 형태로 노사가 협력해 온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노동삼권에서 단체 교섭권이 있으니 경제 논리로 노조 쟁의를 함부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선진적인 노조 문화도 고민해볼 때입니다. 회사의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아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으로써 명실공히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그 위상과 역할에 걸맞게 현재 약점이 된 노사 관계를 강점으로 바꾸기 위한 노사 상생 문화 정립이 시급해 보입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