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기간제에 최대 10%"…공정수당 공식화

비정규직 임금 격차 해소 첫발…"민간까지 확산되도록"

입력 : 2026-04-28 오후 5:16:00
[뉴스토마토 한동인·윤금주 기자] 정부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공공부문부터 시작합니다. 우선 내년부터 공공부문에 일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는데요. 퇴직금 회피를 위한 '쪼개기 계약'을 공공에서부터 막아 모범 사용자로 거듭나겠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적 효과 창출이 가능한 분야의 '공공 일자리'도 발굴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단기 계약일수록 '높은 보상'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공공부문부터 고용 쪼개기 관행을 개선해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정부가 1년 미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근무 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보상을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근무 기간에 따라 생활임금 평균의 최대 10%까지 지원할 방침입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 당시 "정부도 퇴직금을 안 주겠다고 2년 지나면 정규직 된다고 1년11개월 만에 다 해고하고, 계약도 1년 11개월만 한다"며 "부도덕하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부에 시정명령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이 정상적으로 주어진다면 똑같은 조건일 때 비정규직의 보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짚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경기도 및 산하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공정수당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단기간 근무할수록 조금 더 수당을 쳐주는 가칭 '공정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대통령께서) 단시간 비정규직들을 보호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노사에 주문했기 때문에 새롭게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중요한 의제로 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12월 출범한 '관계부처 합동 비정규직 태스크포스(TF)'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내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6000명이며 이 중 절반인 약 7만3000명이 1년 미만 계약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미만 계약자의 월 임금은 280만원으로 기간제 노동자 평균 정액임금(289만원)보다 낮고, 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하면 복지포인트·식대·명절 상여금 수령 등 각종 수당도 적은 수준입니다.
 
이에 근무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이 보상받는 '공정수당'이 2027년부터 적용됩니다. 1년 미만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의 118%인 생활임금 평균을 기준으로 최대 10%까지 지급됩니다. 
 
구체적인 지급안은 △1~2개월, 보상지급률 10%(38만2000원) △3~4개월, 보상지급률 9.5%(84만6000원) △5~6개월, 보상지급률 9%(126만원) △7~8개월, 보상지급률 8.5%(162만2000원) △9~10개월, 보상지급률 8.5%(205만5000원) △11~12개월, 보상지급률 8.5%(248만8000원)입니다. 정부는 필요한 재원을 반영해 2027년 예산안에 일시적으로 반영할 계획으로, 고용의 불안정성이 높을 경우 더 큰 보상을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비정규직 규모 자체를 관리 대상으로 전환하는 구조개혁도 추진합니다.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할 경우 사전심사제를 도입합니다. 업무 특성에 맞춰 계약기간과 인원에 대한 필요성을 심사해 예외를 적용해 주겠다는 겁니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고용, 임금 현황 실태 파악을 위한 정기 실태조사도 실시합니다. 이때 364일 계약 등 불공정 관행이 확인되면 1년 근로계약을 보장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입니다.
 
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 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 처우 개선을 통해 모범이 돼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 부문까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공서비스 일자리가 '직접 효과'…더 효율적"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공서비스 영역의 일자리 발굴도 각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경우 공공서비스 일자리는 질도 좋지 않고 양도 많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공공서비스 일자리의 모범 사례로 국세청을 들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일례로, 국세청에서 운영하는 체납관리단의 경우만 봐도, 걷어야 할 조세가 100조 이상 밀려 있는 것 아닌가"라며 "5000억원을 주고 1만명을 써서 10조를 추가로 걷는다면 이건 남아도 한참 남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일자리를 늘려)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고 '세금을 내지 않으면 쫓아와서 내도록 만들고 망신당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납부율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또 공공서비스 일자리가 적용 가능한 분야로 사회 안전망을 꼽았는데요.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도 많고 자살도 많은데, 세계적으로 창피한 일"이라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를 통해 산재와 자살률을 줄이면 비용이 드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일자리의 개수보다 '필요한 일자리'를 주문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공공서비스 일자리가 사회 안전망 등에서 '직접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용에 나서는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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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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