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6% 법인세 낸 넷플릭스…법원 과세 제동

해외 법인 서비스 주체 인정…762억 중 687억 취소
"사용료 아닌 서비스 대가"…과세 대상 판단 뒤집혀
매출 80% 해외 이전 구조…법인세 0.6% 수준
글로벌 플랫폼 과세 한계 재확인…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입력 : 2026-04-28 오후 4:40:4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 한국 법인이 여전히 매출의 1%에도 못 미치는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과세당국의 추징 대부분을 취소했습니다. 해외 법인이 실제 서비스 제공 주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국내 법인이 지급한 금액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입니다.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과세 한계가 다시 확인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넷플릭스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해외 법인에 지급한 금액이 콘텐츠 저작권 사용 대가가 아니라 해외 법인이 실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대한 대가라는 점을 인정하며 넷플릭스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취소를 구한 세액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국세청이 2021년 세무조사를 통해 넷플릭스에 약 800억원의 세금을 부과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국세청은 넷플릭스가 2020년 415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약 21억원, 매출의 0.5% 수준의 법인세만 납부했다며 과세에 나섰습니다. 국내 이용료 수익이 해외 법인으로 이전돼 과세 대상이 축소됐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후 조세심판원은 800억원 중 약 780억원을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2023년 1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은 넷플릭스 한국 법인이 네덜란드 법인(NIBV)에 지급한 비용의 성격이었습니다. 과세당국은 콘텐츠가 국내에서 전송·제공되는 과정 자체를 과세 대상 활동으로 보고 사용료 성격의 소득으로 판단한 반면, 넷플릭스는 국내 법인이 서비스 유통·운영을 맡는 역할에 그친다며 해당 수익은 사업소득으로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콘텐츠의 저장과 전송 등 핵심 기능은 해외 법인이 통제하는 구조에서 이뤄지고, 국내 법인은 플랫폼 운영과 광고 등 부수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구독 수익에서 비용을 공제한 뒤 일정 수준의 이익만 국내 법인에 보장하는 구조"라며, 해당 지급금은 해외 법인이 국내 소비자에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데 대한 대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의 거래 구조는 한국 법인에서 네덜란드 법인(NIBV)을 거쳐 본사로 이어지며, 매출 상당 부분이 비용으로 해외로 이전됩니다. 지난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매출 1조541억원 가운데 약 8539억원을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해외 법인에 지급했습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81% 수준입니다. 최근 5년간 매출원가율도 8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84.4%, 2022년 87.6%, 2023년 84.5%, 2024년 85.3%, 2025년 84.7%로, 매출 대부분이 비용으로 처리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로 넷플릭스의 국내 법인세 부담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해 법인세는 약 65억원으로 매출 대비 0.6%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근 5년간 납부한 법인세도 약 200억원에 그칩니다.
 
이번 판결이 글로벌 플랫폼 과세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국내에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광고·마케팅 등 실질적인 영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이를 단순 중개 구조로 본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문제는 구글, 아마존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내 대리인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국내에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법인을 일차적 책임 주체로 규정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가 넷플릭스의 캐시 서버(OCA)를 국내 법인의 자산으로 인정한 점을 두고,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활동 범위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망에 설치한 OCA에 대해 국내 법인의 자산으로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한 법인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법원이 넷플릭스의 OCA를 국내 법인의 자산으로 인정한 점은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통신망 내에 자체 인프라를 구축·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할 때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범위를 보다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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