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좌초', 중소형사 구조조정 '신호탄'?

"하위 벌크선사 단기 후폭풍 가능성"

입력 : 2011-01-26 오전 11:32:22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4위 해운업체인 대한해운이 경영악화로 결국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형 해운업체들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크 선대가 중심인 대한해운의 '좌초'는 철광석과 곡류 등을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BDI)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 직접 원인이 됐다.
 
통상 4분기 벌크 해운업황은 계절적 성수기지만,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수요 약세와 선박 공급과잉이 지속돼 BDI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용선 비중이 높다는 점도 대한해운의 재무구조 악화를 부추겼다.
 
<대한해운 사업부문별 실적>
▲ 자료 : 대한해운, 이트레이드증권
 
실제, 대한해운은 지난 2009년 48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고,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436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서현 이트레이드 연구원은 “해운업계 전반적으로 컨테이너를 빼고 시황이 안 좋은 분위기”라며 “대한해운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역마진이 뚜렷했고, 매출액 5000억원 가운데 용선료가 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 용선 탓에 재무적 구조악화가 가중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대한해운은 용대선을 활발하게 진행해 온 터라 하위 벌크 선사에 단기적인 후폭풍이 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사태로 부채 비율이 높은 중소형 해운업체들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지에 대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대체로 추가 구조조정 등의 후폭풍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한해운 사태로 시장의 두려움이 확산된 것 같다”면서 “이미 2009년 정부가 부실 해운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어 경쟁력 없는 곳은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해운은 무리한 용선 확대와 운임하락으로 법정관리가 어느 정도 예고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1, 2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도 벌크선 부문은 역마진으로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구조조정이 진행됐으나, 중소형 해운사들의 리스크가 아직 남아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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