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뉴욕 증시에 완연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주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2년반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만2000선과 1300선을 각각 뚫고 올라섰다.
9일(현지시간) 현재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6.74포인트(0.06%) 상승한 1만2239.89를 기록, 8거래일 연속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S&P500은 지난 2009년 3월 저점 이후 지금까지 95% 상승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경제 회복세와 함께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실적개선 소식이 주된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예상치 못했던 이집트 시위 사태와 중국의 금리인상 악재도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브레인 제드레우 파이낸셜 네트워크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투자자들은 유로존 재정위기나 이집트 시위사태 등에 대한 우려를 이전 보다 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美 기업 72% '어닝 서프라이즈' 올려
현재 주가 상승의 촉매제는 단연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308개 가운데 72%가 월가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70%가 넘는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M&A 호재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M&A 규모는 약 6683억달러로, 2008년 3분기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스탠리 나비 실버크레스트 자산운용 부회장은 "기업들은 풍부한 현금을 배경으로 꾸준히 M&A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시사하는 만큼 증시에도 호재"라고 평가했다.
에릭 그린 펜캐피털매니지먼트 자금운용 매니저도 "지금은 매출 확대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며 "향후 기업들이 M&A로 몸집을 불려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기대감을 타고,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지수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S&P500 지수가 1550포인트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JP모건은 1425선을, 바클레이스는 1420선을 각각 예상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도 S&P500 목표치를 1450에서 1500으로 올려 잡았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 회장 역시 "올해 미국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주가가 2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언제든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넓게는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잠복해 있는 불안요인"이라며 "이집트 사태 급변 등도 여전히 염두에 둬야 할 변수"라고 판단했다.
◇ 월가 "장기 전망 여전히 좋다"
월가에서는 미 증시가 단기 급등 부담 속에서도 랠리를 얼마나 연장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상승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고 있다.
앤드루 피츠패트릭 힌즈데일어소시에이츠 이사는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변함없이 좋다"며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주가를 높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파도 캔터피츠제럴드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주식시장에 매도세를 촉발할 만한 촉매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 증시가 올 들어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데이비드 뷰익 BGC파트너즈 스트래티지스트는 "다우 지수가 이달 5% 상승했기 때문에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조정이 오더라도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쉘든 RDM 파이낸셜그룹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향후 미 증시가 2~3% 가량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조정은 추세적인 강세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냉각기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