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 임효주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민영화가 최대 과제란 평가다.
오종남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이팔성 회장이) 10년간 답보였던 민영화 추진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며 "우리금융은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앞서 우리금융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한 차례 더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전날 열린 회장 면접에서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재추진하해 세계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팔성 회장은 누구?
이 회장은 1944년 경남 하동군 진교 출신으로 진교고등학교와 고대 법학과를 나왔다.
1967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후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서 38년을 근무했다. 30년 넘는 '화려한 뱅커 경력'과 '내부사정에 누구보다 정통하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특유의 근성과 발로 뛰는 영업으로 1991년 한일은행 남대문 지점장 시절 국내 모든 은행 점포 가운데 여수신 1위를 기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6년에는 이 은행 최연소 임원이 되기도 했다.
1999년 한빛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 뒤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중소형 증권사를 업계 1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2005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맡아 취임 2년만에 수입을 5배 늘렸다. 악단운영에 민간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세계적 지휘자인 정명훈씨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 민영화, 최대 과제.."구성원 기대 많아"
애초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가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연임이 불투명했으나 강 특보는 공모 마감일까지 회장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이번 연임의 배경에는 경영 연속성과 민영화라는 양대 과제의 교집합에 이 회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깔려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끊임없이 우리금융을 매물로 생각해 왔다.
이 회장은 이런 외풍에 맞서 작년말 직원들과 거래기업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민영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유력한 인수후보자였던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결국 예비입찰에 불참하면서 한 차례 민영화가 지연됐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의 한 임원은 "직원 중심으로 잘 뭉쳐온 결과"라며 "올해 안에 민영화와 관련해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민영화 불발의 경우 (정부와) 교감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민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이 회장이 당국과 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행장 인사도 관심거리다. 오 위원장은 "회장 후보가 정해졌기 때문에 오늘(15일)부터 고민할 것"이라며 "첫 행추위(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번주안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행추위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송기진 광주은행장, 박영빈 경남은행장 직무대행의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임효주 기자 there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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