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플랜트나 발전·환경설계 분야의 경력직 사원을 앞다퉈 뽑고 있다.
플랜트 분야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다른 회사나 타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까지 스카우트하거나 해외에서 인력을 보충하는 경우도 많아 주요 건설사간 이전투구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 SK·GS·삼성·대우 등 플랜트 경력사원 모집 중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경력사원을 잇달아 모집하고 있다.
SK건설은 오는 22일부터 화공플랜트·발전플랜트·통신사업 등 3개 분야에서 사업관리·설계·시공·마케팅·구매 등 16개 직무의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4년제 대학 졸업자 이상이고 해당분야 관련경력 3년 이상이면 가능하며, 해외프로젝트 유경험자와 영어 능통자는 우대한다.
GS건설(006360)은 오는 21일까지 플랜트사업본부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분야는 사업관리, 플랜트설계, 발전·환경설계, 시공, 견적 분야로 영어회화가 가능하고 해당분야 5년 이상 유경험자만 지원할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플랜트 사업본부에서 약 500명을 뽑을 예정인데 플랜트 인력이 부족해 수시로 공고를 내 인력을 보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역시 28일까지 플랜트분야 경력사원을 채용한다. 모집분야는 발전·플랜트, 원전, 안전 분야이며, 해당분야별 최소 4년 이상 경력 보유자(석사의 경우 2년 이상)로 관련분야 해외 프로젝트 경험자는 우대한다.
대우건설(047040)은 28일까지 해외 프로젝트 전문직을 모집한다. 모집분야는 사무, 품질, 배관, IT 등이다. 전형절차는 서류전형 →토익테스트 및 인성검사 → 면접 → 채용신체검사 →채용확정(현장부임) 순으로 진행된다.
다만
현대건설(000720)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기계, 화공, 전기, 건축, 금속·재료 등 전 분야에 걸친 경력직원을 모집 중이다. 오는 28일까지 회사 홈페이지 인재채용 메뉴에서 온라인 입사지원하면 된다.
◇ 플랜트 인력 스카우트 '전쟁'.."조선·정유업종서도 온다"
이렇듯 대형 건설사들이 경력 사원 모집에 열성적이지만 채용이 쉽지만은 않다.
플랜트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플랜트 전문인력은 약 1만2000여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관련 실무 능력을 가진 플랜트 인력이 없어 국내 주택사업 부진을 해외 플랜트로 메꾸려 하는 각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덕분에 건설업계에서 플랜트 관련 경력자들은 '귀하신 몸'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대형건설사 한 인사팀 관계자는 "중견사의 핵심 엔지니어에게 고액 연봉을 제시하거나 건설업계가 아닌 다른 분야, 이를테면 조선·정유 회사 직원들을 스카우트 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말 A사 해외건설 관련 핵심 부서에서 1개팀이 B사로 이동해 양사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는 등 핵심인력 빼가기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 주택사업 위주의 사업에서 원전과 같이 진입장벽이 큰 사업에 도전하는 C사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심인재를 고위급으로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건설취업 전문 정보업체인 건설워커의 임신덕 팀장은 "해외건설 수주는 플랜트 분야가 80%며 기업이 채용을 원하는 전문인력도 이 분야에 집중돼 있다"면서 "실제 최근 건설사 채용공고의 70% 정도는 플랜트, 토목 분야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 삼성ENG, 공격적 채용으로 인력난 해결
하지만 모든 건설사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경우 설계회사로서 플랜트 설계인력을 항상 중요시 해왔기 때문에 인력부족 고민은 덜한 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말 2300명 수준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말 6000여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 연평균 900명 넘게 공격적으로 직원들을 채용해 온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매년 경력직으로도 300명 이상 충원돼 왔다"면서 "플랜트 설계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신입사원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미리 설계인력을 많이 충원해왔기 때문에 인력 수급에 큰 지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인력 채용에도 적극적이어서 현재 인도 델리(400명)와 미국 휴스턴(50명)에서 현지 인력을 쓰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외국인 비율은 현재 20%정도 차지한다.
김택수 플랜트산업협회 FS사업팀장은 "플랜트 인력 부족으로 건설사들이 해외 인력 채용에도 적극적이다"면서 "주로 영어권인 필리핀이나 인도에서 국내업체들이 채용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