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강원도에 기반을 둔 도민저축은행 각 지점이 22일 휴업을 결정했다.
사실상 '영업정지'와 같은 결정이며, 금융계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보고 있다. 고객들은 '금융의 기본인 신뢰를 저버린 저축은행의 횡포'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도민저축은행은 이날 춘천 본점과 각 지점 5곳 등 6개 지점의 휴업을 결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출근 후 바로 휴업 통보를 받았다"며 "은행 개장 시간(9시) 이전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은행 앞에는 새벽부터 많은 고객이 기다리고 있었고 이들에게는 번호표만 나눠졌다.
이 은행은 전날 고객예금 인출이 몰려들자 이미 전날 밤 영업정지 신청과 '자체 휴업'을 두고 논의 끝에 휴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를 신청하지 않고 자체휴업 결정을 한 데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더이상 영업정지는 없다'는 언급이 부담이 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도민저축은행 역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BIS비율 5%미만 은행'이라고 블랙리스트로 지목한 곳 중 하나다.
작년말 기준 총자산이 3653억원에 불과한 도민저축은행은 홍천, 강릉, 원주, 태백, 동해에 5개 지점을 갖고 있다. 총 고객은 2만4739명이다.
앞서 21일에는 춘천 본점에 지난 1969년 개장 이래 가장 많은 고객(250명)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평균 방문객의 3배에 이르면서 영업개시 20여분만에 대기표가 소진됐고, 이날 발행된 대기순번표는 오는 24일분까지 마감된 상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휴업을 결정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당국의 지시가 아닌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 같다"며 "현재 계속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의 10년전 은행권 파업으로 휴업 얘기를 들어본 적 있지만 인출 고객이 몰려 휴업하는 건 최초"라며 "사실상의 영업정지"라고 얘기했다.
도민저축은행은 최근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전일 저축은행중앙회에 328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8일, 21일 이틀 동안 저축은행 업계에서 빠져나간 돈은 9700억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서는 22일에도 저축은행에 뱅크런이 발생할 지 않을 지 우려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