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최근 1~2인 가구 증가세와 전세값 상승의 영향으로 오피스텔이 주택시장 불황 속에서 홀로 부흥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좋은 투자수단으로서 각광받고 있는 오피스텔도 저금리시대의 끝이 보이는데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보급이 늘어나면 금새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 '불티'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곳은 서울 강남역 인근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말 '강남역 (1차)아이파크'가 34.7 대1, 강남 '효성 인텔리안'이 19 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일찌감치 건설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서울 서초동 교보타워 인근의 `강남역 2차 아이파크`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 10일 일반청약을 받은 결과 90실 모집에 총 5109건이 접수돼 평균 5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거주자 우선청약에서도 9가구 모집에 총 1316건이 접수돼 146 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3.3㎡당 1650만원으로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도 많은 수요자가 몰린 것은 이 지역 오피스텔의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012630)개발은 "강남역 일대는 오피스 밀집지역으로 임대 수요가 풍부하지만 이 일대 공급 물량은 그다지 많지 않아 신규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강남외에도 올해 분양한 오피스텔들은 모두 청약 성적이 좋은 편이다.
지난1월
대우건설(047040)이 이대역에 공급한 `이대역 푸르지오 시티`의 경우 평균 청약경쟁률은 13.7 대1을 기록했고, 지난 2월 성지종합건설이 마포구 공덕역 일대 공급한 'the NEST(네스트)'도 평균 3.1 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오피스텔 수요자의 80%이상이 `투자자`
이같은 오피스텔의 청약 열기는 1인 가구가 급증함에도 오피스텔 이외에 마땅히 대안이 없었던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특수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 최근 기준금리가 3%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금리기조가 지속돼 투자자들이 은행금리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오피스텔 투자`를 선호하게 됐던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서울대역 마에스트로'오피스텔 분양을 담당했던 김대원
한미파슨스(053690) 과장은 "오피스텔 수요자의 80~90%가 투자목적"이라면서 "1억5000만원 오피스텔을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 정도 받으면 은행금리로 따졌을 때 6%정도의 수익률이 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오피스텔은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의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1월 826실 ▲2월 1199실 ▲3월 3948실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김 과장은 "대학가 주변이나 업무시설 밀집지역은 1인가구 밀도가 매우 높다"면서 "서울에선 주로 2호선 벨트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분양을 고려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 정부, 도시형 생활주택 장려.."오피스텔 인기 급락 가능성도"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호경기가 계속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계속되고 있는 금리인상도 투자형 상품인 오피스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최근 오피스텔의 인기는 지난 몇년간의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이유가 크다"며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정부에서 장려하고 있어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주시점이 되면 오피스텔의 인기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보통 착공 후 1년 정도면 다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피스텔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국회는 지난10일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규모를 현행 150가구에서 300가구로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법 개정으로 수익성 때문에 망설이던 중·대형 건설사업자들도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오피스텔보다 도시형 생활주택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