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어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업 정규직 취업을 기다리는 사람... 이들은 '실업자'일까, 아닐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이들은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률과 무관하다. 통계청은 매달 '고용동향'에서 실업률을 발표하는데,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의 비율'로 집계된다.
따라서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백수'들은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 처음부터 배제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인구는 4087만8000명으로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2443만1000명, 전체의 59.8%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44만8000명이다. 이 가운데 1주일에 1시간이라도 일을 한 사람은 취업자로 분류하고, 위에서 예로 든 취업 준비생이나 고시생, '알바생', 가정주부와 구직을 포기한 사람을 모두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시킨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실업률은 실제보다 훨씬 낮게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실업률 4.5%도 마찬가지다. 고시준비생이나 학원수강생 등을 '비경제활동인구'가 아닌 '경제활동인구'로 잡아 실업자에 포함시키면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특히 청년실업(15~29세)의 경우 2월까지 3개월째 8%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취업을 하고 싶지만 포기한 청년층이나 고시준비생을 실업률에 다 포함시키면 실제 실업률은 30%에 육박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변에 '젊은 백수'가 매우 흔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업률 통계작성의 허점을 개선한 '확장실업률'을 봐도 증명된다. 확장실업률은 한국노동연구원이 공식실업자(통계청 발표)+잠재실업자(실망실업자+취업준비자)+부분실업자(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단시간 근로자)를 합산해 계산 한 것으로, 지난 2009년도 10.4%(260만명)로 집계됐다.
반면 최악의 경기불황을 겪고 있는 2008년 이후 통계청이 발표한는 실업률은 꾸준히 3~4%를 유지하고 있다. 2월 실업률이 전년동월대비 0.4p 하락했다며 실업문제가 '소폭' 완화 또는 개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업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007년 1495만4000명(2008년 1525.1만명, 2009년 1569.8만명, 2010년 1584.1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응답자도 계속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만4000명이나 증가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가 가장 많다"며 "경기침체로 구직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실업자, 고시생, 대학졸업생 등이 실업자 통계에서 누락돼 실제 실업률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실장은 "실업률은 통계왜곡이 충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률을 살펴봐야 한다"며 "때문에 현재 발표되는 청년실업률보다는 연령별 고용률이 발표된다면 실업률이 더욱 심각한 수준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차지비율(%) (자료=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