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세로 구멍난 세원' 메우러 대대적 납세강화 나선다

'고소득자 탈루·탈세, 편법 상속·증여 방지' 등 추진.."새로운 것 없다"
종부세·취득세 축소로 재정난 겪는 지자체 위해 지방세 납부율 목표 증액

입력 : 2011-03-31 오후 3:15:39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정부가 ‘조세형평성 확보’를 명분으로 내걸며 납세율 강화를 통한 대대적인 세원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이른바‘부자감세’에 이어 성장률 끌어올리기를 위한 과도한 재정지출로 부족해진 재원을 소득탈루·탈세 감시 강화 등을 통한 납세 증대로 메우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31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관세청 등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2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고,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등의 소득탈루 탈세, 변칙 상속·증여를 막고 고액체납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납세율을 8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납세율 증대 방안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구체적인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실행의지에 대해서는 논란이다.    
  
◇ 기획재정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식 탈세 막을 것"
  
이날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며 "기업과 과세당국이 합심하면 서로 기분 좋게 세금을 내고, 세금을 받을수 있고 거둔 세금을 알뜰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 뒤 합동브리핑을 열고 "조세불공정의 주요 원인이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탈루와 사업자, 봉급생활자 간 과세 불형평, 편법적 상속과 증여, 고액 체납 등으로 지적됐다"며 “성실납세자에 대한 사회적 우대와 체납징수업무의 민간위탁 등을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모범기업과 성실납세자에게 조세감면 등의 세제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성실신고확인제도 역시 후속조치를 완료하고 내년 소득세 신고시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2004년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됐지만 일부 변칙 상속이 발생한다고 판단하고, 합리적인 과세기준 마련, 공익법인에 대해 민간기구에 의한 자율적 통제시스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민간위탁에 대한 부작용과 관련해 윤 장관은 "민간이 채권추심이나 신용성, 전문성이 상당하고, 소비자 보호 관계 장치도 돼 있다"며 "민간의 발달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보다 전문화될 것이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일부 대기업에서 일감 몰아주기 식의 계열사 창업을 통해 부당하게 상속·증여를 하고, 우회적으로 탈세를 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이 부분을 법적으로 해결할 준비사항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말했다.
  
◇ 행정안전부 "체납자 공개대상 1억→3천만원..지방세 납부율 80% 목표"
 
 행정안전부는 고액체납자 체납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방세범 조사와 처벌, 처벌절차 등을 국세 수준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안양호 행정안전부 2차관은 "형벌법규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문제 등으로 일선 현장에서 적용이 불가했다"며 "지방세무공무원의 질문과 검사에 대한 불응 시 국세와 같이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와 양정기준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천 방안을 통해 행안부는 지방세 납기 내 납부율을 현재 73.1%에서 2012년 80%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체납자 명단공개대상을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납세정보 사전 안내제를 시행한다.
  
안 차관은 "바쁜 직장인 등을 배려해 납기 마감일을 사전 안내 할 예정이다"며 "종전의 OCR 고지서 납부 방식을 대신해 전국 어느 은행에서나 현금자동출납기를 통해 지방세를 쉽게 납부할 수 있도록 온라인 납부 방식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 국세청 "학원·유흥주점·고소득 전문직 현금영수증 집중관리"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고질적인 탈세 방지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업종 중 발급증가율이 낮은 대부업과 유흥업소, 부동산임대업, 대형음식점, 고액학원, 전문직 등 납세 취약분야를 집중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의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국세통합전산망을 연계해 임대료 비교 등을 통한 세원관리도 이뤄진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무엇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작동하는 탈세대응체계를 확립할 것"이라며 "국제거래를 가장한 역외탈세 행위에 엄정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역외탈세 행위 조사로 5000억원의 세금을 추정했다"며 "금년도 1분기에 4600억원의 추징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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