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2주 연속 하락하며 193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 100원 가격인하 조치에도 꿈쩍않던 휘발유값이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며 100원 인하 조치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보통휘발유 전국평균가는 리터당 0.73원 하락한 1932.62원을 기록하며 13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자동차용 경우는 리터당 1.46원 내린 1757.85원을 나타내 15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6일 1970원에 거래되던 국내 휘발유값은 한 달 보름여 만에 1930원대로 떨어졌고, 자동차용 경우도 1800원에서 1757원으로 40원 내외로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초 SK에너지를 필두로 정유 4개사가 일제히 휘발유와 경우 가격 리터당 100원 인하방침을 발표한 이래 최장 기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은 배럴당 0.23달러(0.22%) 하락한 106.21달러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보통휘발유는 115.77달러를 기록해 이달 초 135달러를 넘어서던 휘발유 가격이 20일새 20달러 이상 하락했다. 경유도 이달초 대비 15달러 이상 떨어진 12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지표 악화 등으로 최근 2~3주간 원유와 국제제품가격이 견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제품가격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정유 4개사의 100원 인하 이후 낙폭은 아직까지 40원 남짓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의 정도는 아직 미미하다.
지난달 초 100원 인하 방침 당시 주유소들이 국제유가가 올라 당장 기름값을 내릴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락폭은 국제유가 하락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데이터상으로 하락폭은 40원에 불과하지만 사후적으로 캐시백을 통해 할인해주는 SK에너지를 감안하면 실제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하락폭은 더 컸을 것"이라면서도 "올릴 때는 상승분을 빨리 반영하지만 내릴 때는 늑장 반영하는 주유소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많이 떨어졌고 이를 반영해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공급가격이 소비자가로 반영되는데 시차가 있겠지만 향후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