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골든 이글'이라 불리는 국산 초음속훈련기 T-50이 마침내 인도네시아에 수출된다.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인도네시아와 총 16대, 4억달러 규모의 T-50 수출계약에 최종 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 KAI 박노선 수출본부장(왼쪽)과 인도네시아 수실로 방산시설청장이 계약 체결 서명후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인도네시아가 T-50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지 50여일 만이다.
그간 수출 판로가 좀처럼 열리지 않아 정부와 KAI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던 T-50이 마침내 국외로 날아가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여섯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에 진입했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제안요청서(RFP) 발행으로 본격 시작된 이번 사업은 T-50의 최대 경쟁 기종인 이탈리아의 M-346이 1차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러시아 YAK-130, 체코 L-159와 최종 경합을 벌였다.
서류심사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T-50이 러시아의 Yak-130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월 실시한 인도네시아 현지 프레젠테이션에서 T-50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을 위해 KAI는 지난달 19일 20여명의 협상단을 현지로 파견했으며, 인도네시아 공군과의 기술협상을 시작으로, 국방부와 계약조건 협상을 진행했다.
계약에 따라 KAI는 대한민국 공군이 운영해 성능이 입증된 T-50 16대를 2013년까지 납품하게 되며, 수리부속 일부와 기술교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12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인도네시아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의 우선협상 대상기종으로 선정된 후 50여일만에 성사됐으며, 국가간 무기체계 획득사업의 국제 관례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이번 수출은 그동안 러시아 항공 무기체계를 선호해 왔던 인도네시아에서 거둔 성과로서 서방뿐만 아니라 구 동구권 국가에 대한 수출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에 T-50의 우수성과 KAI의 사업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T-50이 실제 세계시장에 재조명받고 있으며 이스라엘, 폴란드,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점차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김홍경 KAI 사장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계약까지 마무리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인니 수출은 시작에 불과하며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대표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T-50은 최대속도 마하 1.5인 국내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로, 유사시에 무기를 장착해 전투기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경쟁 모델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