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의 교명을 'G20개발대학원'으로 바꾸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해당 대학관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남상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지난 10일 재학생과 동문, 교직원 앞으로 보낸 전자우편에서 "저희 대학원은 얼마 전 정부로부터 대학원의 미래에 관련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향후 G20 개발의제와 관련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취지에서 대학원 교명을 'KDI 서울 G20 개발대학원(KDI Seoul G20 School of Development)'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원장한테 메시지를 전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협조자료' 란 제목의 공문에서 "G20 정상회의 후속 조처 취지를 살리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20 후속 조처 보고대회때 발표된 G20 개발대학원 설립움직임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은 독립된 단과대학원을 설립하거나 G20 관련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 신설정도로만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을 졸업한 이모(36세·남)씨는 "88올림픽도, 2002월드컵도 기념해서 교명을 바꿔야겠다"며 "국가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교명을 바꾼다는 발상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정동식 총동문회장도 "KDI와 서울, G20, 정책대학원을 섞는 식으로 교명을 바꾸는 건 학교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DI국제정책대학원은 15일 "G20 정상회의를 치적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학교명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G20에서 천명한 개발의제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교과와 학위과정 강화 등 개발전문대학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 중에 교명 변경이 포함됐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