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올해 국내 물가상승률을 4.1%로 수정해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3.2%보다 0.9%포인트나 올려잡았다.
KDI는 지난달 21일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반기 4%, 하반기 4.3%연간 4.2% 전망하고, 물가상승률도 4.2%로 전망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KDI는 이날 물가상승률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치와 비교할 때 성장률은 그대로 둔 채 물가상승률만 3.2%에서 4.1%로 0.9%포인트 높인 셈이다.
KDI는 이날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견실한 수출 증가와 양호한 내수를 기반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2%의 성장, 내년에는 4.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소비자 물가는 2011년 4.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2012년에는 3.3%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근원물가 상승 크게 확대 전망
KDI는 공급측 상승요인에 수요측 요인까지 가세하며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근원물가는 성장세 지속에 따른 총수요 압력 확대가 반영되면서 2011년과 2012년 모두 3.4%의 상승률을 기록해 2010년의 1.8%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등 공급측 요인으로 촉발된 물가상승세가 경기회복 과정에서 축적된 총수요 압력과 결합하면서 서비스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양호한 실적으로 보이고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임금상승 요구가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임금의 악순환'을 통한 높은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욱 KDI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연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8~4.5%범위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특히 개인서비스와 공업제품의 물가상승 기여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상승은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은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정책기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실질구매력 약화
KDI는 경상수지는 내수 증가와 원화가치 강세, 국제유가 상승 등을 반영해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폭이 점차 축소돼2011년 112억달러, 2012년 82억달러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민간소비는 고용상황 개선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해 지난해 크게 하락했던 노동소득의 비중(GDP 대비 피용자보수)이 점차 회복되면서 가계소득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11년 고용상황과 더불어 가계부문의 소득이 개선되나,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소비증가율이 GDP증가율을 소폭 하회하는 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기업부문의 양호한 수익성과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자본재 수입비용 감소 등을 바탕으로 6.9%의 견실한 증가율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6.5%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공공무문의 투자여력이 위축된 가운데, 건설투자는 건설기업의 재무상황 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주택부문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0.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가계부채 증가 우려..원자재 가격 변동성 경제부담
KDI는 고용의 경우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중반 이후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40만명 내외의 취업자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취업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제활동 참가율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2011년 연평균 3.5%, 2012년 3.3%로 점차 낮아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점진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소득대비 가계부채가 미국, 영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금리 정상화 등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가계부채와 저축은행 등과 관련된 불안요인을 해소하는 한편, 재정건전성 회복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내외적 충격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등 더욱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물가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주된 목표와 의지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산유국의 정정불안과 일본 지진 등으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돼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GDP성장률(단위%) (자료=K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