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오후 간식으로 빵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해당 회사에 매일 6만원어치의 빵을 배달한 빵집이 고민에 빠졌다. 빵값이 올라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빵을 배달하면 적자가 나고, 그렇다고 빵 종류를 바꾸자니 오랜 단골 손님을 잃을 것 같아서다.
고민에 빠진 빵집은 지난 15일부터 빵 가격을 인상한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올해 초부터 시작된 곡물가격 상승으로 밀가루 가격이 오르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일부 제과업체들이 지난 4월과 5월 과자값을 인상한 이후 다시 빵값 마저 오른 것이다.
24일에는 CJ뚜레쥬르에 이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빵값을 최고 두자릿수로 인상했다.
뚜레쥬르 1200원짜리 헤이즐넛 모카빵은 1400원으로 16.7%(200원) 올랐고, 7개 품목이 10% 이상 크게 인상됐다. 파리바게뜨도 60여종의 빵 판매가격을 평균 9.2%올렸다. 찹쌀도넛의 경우 800원에서 900원으로 올라 12.5%로 파리바게뜨 빵 품목 중 인상폭이 가장 컸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뚜레쥬르 점장은 "손님들에게 빵값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며 "손님들이 부담을 느끼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빵을 구입하는 손님들은 한숨이다. 서울 구의동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김희선(31·여)씨는 "식료품 가격도 오르고, 기저귀 값도 부담이 크다"며 "바쁜 일상 탓에 아침으로 빵을 먹고 있는데, 빵 마저 가격이 인상된다면 살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본사의 가격 인상에 손님을 직접 상대하는 매장도 울상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파리바게뜨 점장은 "한 두개 구입하는 손님들은 체감하지 않을테지만, 단체 빵을 주문하는 경우 주문업체를 바꿀수도 있다"며 "가격인상이 매출에 미칠 영향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스팸 13개 품목의 소매가격을 13% 올렸고 이로 인해 청정원, 롯데햄의 캔햄도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참치 통조림 가격도 오른다.
사조산업은 상반기 참치 원어값이 지난해보다 40% 상승, 사조참치 등 참치제품의 가격을 10% 가량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 소비자원의 생필품가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80종 생필품 가격 중 전월 대비 가격이 인상된 품목 수는 전체의 51.3%에 달하는 41종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상반기 식료품과 개인서비스 요금 인상폭이 크다고 판단하고 직능단체와 협의하고 현장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기업은 원자재가 상승을 견딜 수 없고, 서민의 먹거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더구나 오는 7월 밀가루 값이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제분업계의 지적에
서민 경제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