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경제 어디로)②성장세 둔화..연간 5% 어려울 듯

입력 : 2011-06-28 오후 5:04:57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2011년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 하반기를 남겨놓고 있다. 지난 상반기 국내 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물가급등, 일자리 불안,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시장 침체와 전세값 급등, 양극화 지속 등으로 민생경제가 더욱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하반기에도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금리마저 오를 것으로 보여 서민생활은 한층 힘들어질 전망이다. 유가상승 등 불안한 대외요인과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내수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유지될지도 불투명해지면서 'MB노믹스'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최우선 정책순위로 하는 하반기 경제운용을 준비중이다. 하반기 국내 경제를 시리즈로 조망해본다.[편집자]
 
 
하반기 우리 경제는 어느 정도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까?  
 
올해 초 정부는 '5%성장, 3%물가'를 목표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성장률과 물가 목표치가 무리라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물가와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장담했던 정부의 경제정책이 하반기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특히 '물가를 정책의 최우선 정책으로 삼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고성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정부의 경제성장률 수정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제기구와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4%대로 예상하며 올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률에 대해 4%초·중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 성장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지난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3%, 한국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각각 3.9%, 4.1%, 4.2%로 전망했다. . 하나같이 3% 후반~4% 초반대로 정부의 5%와는 1%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그러나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매달 4%를 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정부도 성장률 수정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30일 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수정 전망치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안정과 물가 초점 맞춘 경제성장률 필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은 2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것은 2009년도의 기저효과 때문이었다”며 “KDI의 4.2%성장 전망치는 경제안정과 물가에 초점을 맞춰 전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현 원장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조찬세미나 자리에서도 “지금부터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당초 목표치인 5%와 다른 전망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 원장은 “4%중·후반의 경제성장률은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수치다”고 밝혔다.
 
KDI는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상반기(3.9%)에 비해 하반기에 4.5%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전체 4.2%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4.2%에 머물러 KDI 전망치에 가까웠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 역시 “정부가 5%성장 목표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모든 정책수단이 동원되면 5%이상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그렇게 달성된 경제성장률은 극심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 물가는 높고, 경기 둔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높은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은 ‘버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성장 과실 대기업에 치중..구조적 개선 도모할 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1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산업 경기의 급격한 둔화를 우려했다. 건설업의 경우 시장구조적 문제로 불황국면을 극복하기 어려워 내수와 수출산업 간의 불균형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며, 경기 둔화를 전망했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도 27일 '2011년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출산업 중심의 산업생산 호조세는 유지되겠지만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등 국내 8대 주요산업 가운데 반도체만이 올해 상반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성장률을 4.7%로 전망하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3.9%)보다 하반기에  높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3%였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도 상반기보다 0.8%포인트 상승한 4.6%로 분석됐다. 올해 전체 성장률은 4.3%로 나왔다.
 
이처럼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 전망치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경기둔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정부 목표치 5%는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구나 성장의 내용도 문제다.
 
신석하 KDI 연구원은 “국내 경제연구소들 대부분이 올 하반기 경기에 대해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을 예상하고 있다"며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면 수출의 과실이 대기업과 제조업에 치중되기 때문에 체감하는 경기와 실제 성장률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특히 물가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에 집착하기 보다는 경제 체질을 바꿀 때"라며 "내수를 단기적으로 부양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장기적으로 내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구조적 측면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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