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참여정부의 평균 4% 경제성장을 ‘실정’으로 비판하고 ‘7%’경제성장을 약속하며 집권한 현 정부의 5년간 평균 경제 성장률이 3.5%에 머물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전망을 '3%물가·5%성장'에서 '4% 물가·4.5%성장'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도 4%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국제통화기금(IMF)는 우리나라 내년도 성장률을 4.2%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08년 2.3%, 2009년 0.3%, 지난해 6.2%성장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통해 MB정부 5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3.5%로 추정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 강국 진입이라는 '747 공약'으로 집권했다. 이 같은 7%경제성장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21%라는 기적을 이뤄야한다. MB노믹스의 마지노선인 5%성장을 달성하려해도 13.3%성장을 달성해야 이룰 수 있어, 사실상 ‘747공약’은 공약(空約)이 된 셈이다.
◇ 단기 성과주의가 만든 “자업자득”
현 정부는 7% 성장을 통해 연간 60만개, 임기 동안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는 당초 28만개에서 늘어난 수치임에도 33만개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취업자의 경우도 전년보다 14만4000명 증가, 2009년 7만1000명 감소, 2010년 22만30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제성장률 후퇴와 당초 목표한 일자리 창출을 이루지 못한 원인은 역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대외 여건 악화 때문이다.
그러나 악화된 대외여건을 인정하더라도 '참여정부 집권기간 동안 성장 동력이 훼손됐다'며 '경제 대통령'을 강력하게 외치면서 출범한 현 정부가 단기 성과주의에 빠져 장기적인 경제 정책을 준비하지 못해 ‘자업자득’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 정부는 장기비전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실용을 중시해서 장기전망을 내는 로드맵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시하기까지 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현 정부 출범때 터진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원 없이 돈을 쓰면서 만든 결과가 지금의 경제상태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리한 성장 목표를 세우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그 결과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가계부채는 늘어나는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정부는 단기성과주의에 빠져있다"며 "경영인 출신 대통령답게 4대강사업처럼 실적을 내는 사업에만 골몰하고, 투자실적에 급급해, 경제체질을 바꾼다거나 잠재력을 축적한다는 안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성장을 희생해 물가 잡겠다지만..“성장” 여전히 만지작?
지난달 30일 오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거시 경제정책을 물가안정에 두고 가격 담합, 편법인상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완 장관이 "성장률 전망을 0.5%포인트나 낮춘 것은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할 만큼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는 4.4%로 6개월 연속 4%대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고 하루 전 30일 행정안전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버스ㆍ지하철 요금을 최대 15% 안팎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5개부처 장차관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물가로 두고 경제정책을 펼치겠다고 합동 브리핑을 한 당일 행정안전부는 공공요금 인상 허용을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물가안정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에 주력하겠다며 경제 운용의 기조를 바꿨다지만 성장위주의 ‘MB노믹스’를 만든 현 경제팀이 성장정책에 미련을 버렸을지 의심이다"고 지적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하며 집권한 현 정부가 총체적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동안 분배를 하면서도 충분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과 극명하게 비교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