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아이폰 위치추적 위자료 지급,후폭풍 미미할 수도

애플측 서울중앙지법 집단소송에는 적극 대응하고 있어

입력 : 2011-07-14 오후 4:15:1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아이폰의 위치정보 수집 의혹과 관련해 사생활 침해를 주장한 아이폰 사용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한 첫 사례가 나온 가운데, 이번 지급명령 결정이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급명령을 통한 위자료 지급은 법적인 측면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아이폰 사용자로서 위치추적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당했으니 1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법무법인 미래로의 김형석 변호사(36 · 사법연수원 38기)가 낸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김 변호사는 지급명령을 근거로 지난 6월15일 애플코리아의 주거래 은행인 씨티은행을 상대로 채권압류를 신청했고, 은행은 수수료 2000원을 공제한 99만8천원을 김 변호사에게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애플코리아가 김 변호사의 주장을 인정한 것도 아니고, 직접 위자료를 지급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김 변호사의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애플코리아측은 "집단소송을 내기 위해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지급명령 신청을 통해 위자료를 받아 낸 김 변호사는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 변호사가 소속한 법무법인 '미래로'는 법인 차원에서 사이트를 개설해 소송인단을 모집,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급명령은 간이재판절차로서 법원이 법적인 판단까지 내려 준 것이 아니어서 '기판력'이 없다. 즉 창원지법의 지급명령 때문에 다른 소송에서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지급명령과 무관하게 아이폰의 위치추적과 관련해서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이 진행중이다.
 
강 모씨 등 29명은 지난 4월 28일 "허락없이 개인 위치정보가 무단으로 수집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아이폰을 만든 미국의 애플사와 아이폰의 국내 판매사인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1인당 80만원씩 모두 232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김 변호사의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았던 애플측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해서는 국내 6대 로펌의 하나인 법무법인 세종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강씨 등 원고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윈의 이인철 변호사는 창원지법의 지급명령에 대해 "기판력이 없어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면서도 "애플코리아의 무대응을 불법행위에 대한 소극적 인정으로 볼 수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내놨다.
 
집단소송을 많이 하고 있는 한 중견 변호사도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청인의 주장, 즉 위치정보 수집 등의 불법성을 소극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같은 해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언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듯이 앞으로도 말을 아끼는 대신, 소송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사건은 오는 11월18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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