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0일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재래시장을 살려 내수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여당 대표와 정부 경제수장, 재계 수장이 함께 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재래시장 활성화로 연결될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또 일회성 보여주기식 행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과 윤증현 전 장관 등도 재래시장·농수산물시장을 방문했다가 일부 언론으로부터 '보여주기식 이벤트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박 장관과 홍 대표, 허 회장은 서울 강북구 수유재래시장을 방문해 "최근 생활물가가 높아서 서민들이 어려움이 많은데 전통시장이 조금 더 싸게 많이 팔면 서로 좋지 않을까 한다"며 "전통시장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에 나왔던 지원대책을 반복하는 수준이었다.
박 장관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며 "전통시장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면 더 많은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찾고 정부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이 먼저 스스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이날 야채가게와 정육점에 들러 국내산 냉장삼겹살 3근을 3만7600원에 구입하는 등 물가현장도 점검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기업들은 전통시장 상품권을 150억원 정도 구매한 바 있다"며 "올해도 더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밝혔다.
또 홍준표 대표는 허창수 회장에게 "전경련 소속 회사들이 사원에게 보너스를 줄 때는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도 "전통시장이 사실상 많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 정부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활성화를 위해 전경련이 동참해 주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영선 수유 재래시장 상인회장을 비롯한 상인들은 서민 체감경기 부진,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전통시장 방문 정례화와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날 박 장관은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갖고, 배달시스템 구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시장 사회적 기업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구체성을 가진 정책은 아니었다.
재정부는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이 오는 22일 안양남부시장에서 1기관 1시장 자매결연을 맺을 예정이며, 각 부처도 월1회 전통시장 가는 날을 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나온 박 장관 등의 언급과 재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 여당 대표와 전경련 회장의 발언 등은 전반적으로 전통시장 지원과 관련된 새로운 대책이 아니었다는 평가다.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이나 자매결연, 전통시장 가는 날 지정 등은 이미 몇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해 온 내용이었다.
이날 박 장관 등이 돌아간 뒤 시장 상인들은 "높은 분들이 와서 격려의 말과 사진찍고 돌아가는 것이야 나무랄 수 없지만 아무런 지원책 하나 약속해주지 않고 돌아가 허탈 할 뿐"이라며 "이럴 거면 굳이 이곳까지 나올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