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국내 증시폭락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쇄하락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서울·경기지역 아파트가격은 현재까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품귀현상'이 지속되며 서울지역의 전세상승률은 올해 초 전세대란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14일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거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8월 둘째주 서울,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3주 연속 보합세, 전세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폭을 늘리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0.01%씩 올랐고, 신도시와 인천은 0.05%, 0.01%씩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가을 이사 수요에 따른 전세난 심화로 중소형 매매 거래가 이뤄지면서 국지적으로 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가격 변동률은 서울 0.26%, 신도시 0.17%, 경기 0.24%, 인천 0.03% 등으로 오름세가 더욱 커졌다. 특히 서울은 지난 3월 둘째 주(0.29%) 이후 주간 최대폭을 나타내며 연초 '전세대란'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 인근의 P공인관계자는 "7월 비수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격이 뛰고 있지만 전세매물이 없어서 못팔고 있다"며 "특히 결혼시즌을 앞두고 예비 신혼부부들이 신혼집 마련에 나서면서 중소형 품귀현상이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재건축 시장은 0.13% 올라 3주 연속 상승했다. 구별로는 강동(0.65%), 강남(0.57%), 송파(0.03%)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매매가가 하락세로 반전될 조짐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은행 주간아파트가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증시쇼크 이후 일주일동안 전국의 아파트 매매시세는 0.1% 상승했다. 6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각각 0.2%, 0.4% 올랐고, 서울과 경기도는 가격 변동 없는 보합세를 보였다.
김은진 부동산1번지 팀장은 "가격 바닥인식이 확산됐고 양도세 중과 폐지, 임대주택 의무비율 축소 등의 호재로 인해 매수세가 살아나며 호가가 속속 상향 조정되고 급매물도 거의 다 빠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호연 부동산114 과장은 "생각보다는 금융쇼크의 영향이 적었다"며 지난주에도 오산, 광명, 남양주 등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매매로 전환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 나왔다는 점에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만큼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금리동결과 규제완화 등의 호재가 일부 작용하겠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길어진다면 가을 이사철을 맞아 회복되려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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