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해고 대상자에게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해고사유의 유무와 무관하게 그 해고조치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부장판사 장상균)는 의료법인 B재단이 운영하는 C병원 의사 황모씨가 "적법 절차에 의하지 않고 부당해고당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단 이사가 황씨에게 장차 인사위원회에서 해고가 의결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황씨로부터 퇴직조건과 관련한 메모지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징계사유를 제대로 고지하지는 않았다"며 "사정이 이렇다면 황씨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변명의 기회가 제공됐다고 보기 어려워 그로 인한 해고조치는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황씨는 환자와 수술기구상간의 직거래를 유도하고, 같이 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2010년 5월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B재단은 인사위원회를 열기 전 인사위원이자 재단 이사인 김모씨를 통해 황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황씨는 인센티브와 퇴직금을 포함 2억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메모를 김씨에게 전했고, 인사위원회는 같은 해 6월9일 '병원 경영 비협조'라는 이유로 황씨를 해고했다. 그러나 황씨는 해고 전 인사위원회에 출석해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듣거나 소명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며 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심판정을 냈다가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