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용공여한도 규제 폐지에 대해 "반론도 상당히 들어오는 만큼 재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최근 저축은행사태를 보면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를 소홀히 할 때 어떤 상황이 되는지 알려준다"며 "재정부가 수출입은행법 일부 시행령을 삭제해 동일차주(동일계열)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규제를 폐지한 뒤 UAE원전을 지원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동일인 여신한도가 아니더라도 특임제도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여신이 허용되기 때문에 UAE원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책을 확정하기 전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재정부는 동일인 여신한도를 수출입은행 자기자본(8조원)의 40%(3조2000억원, 그룹 50%)로 제한하는 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제17조 5항을 아예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우리 경제 규모가 늘어나서 플랜트, 선박 등 수주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한도가 차서 더이상 (대출을)해줄수 없는 형편"이라며 폐지 이유를 밝히면서도 "대기업들에 '수은이 꼭 (대출을)해줘야 하느냐. 외국이나 민간은행에서 받아야 하지 않나'라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대우조선이 40%, 삼성중공업 40%이상, 현대중공업이 50%이상을 받아 재벌 기업 몇 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 은행규제의 대출한도를 없애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수출입은행은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민은행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문제 생기면 국민한테 바로 피해가 가기 때문에 (신용공여한도는)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예금자와 채권자 보호 등을 위해 신용공여한도 규제가 실시됐으나, 예금 수입이 없는 수은의 경우 신용공여한도 규제 필요성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