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판도라TV 대표 "공짜방송 '에브리온TV'로 글로벌 진출"

입력 : 2011-09-20 오후 6:41:3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벤처기업들은 열악한 업무환경과 불투명한 생존 가능성, 특히 ‘마이너’로 무시하는 외부 시선에 고생한다.
 
하지만 벤처성공의 대명사인 'NHN'보다 더 큰 기업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이 이들을 움직인다. 최형우 판도라TV 대표의 목소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판도라TV는 2004년 유튜브보다 먼저 UCC 서비스를 시작, 1~2년만에 국내 최고의 동영상포털로 성장한 사이트다.
 
하지만 광고 외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고, 경쟁사들이 포털사들의 아웃링크 제휴로 급격히 치고 올라오자 서서히 침체의 길을 걸었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판도라TV를 구원한 사람이 바로 온라인 광고전문가 출신인 최 대표다. 창업자로부터 삼고초려를 받은 그는 수익다각화 전략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최 대표는 20일 <뉴스토마토>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10월 무료 N스크린 방송서비스 ‘에브리온TV’를 내놓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한테서 판도라TV의 오늘과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판도라TV를 회생시켰다. 비결이 무엇인가.
 
▲ 사실 내가 성과를 냈기보다는 이미 판도라TV가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더욱 키우기 위해 크게 두가지 방안을 내놓았는데 첫번째가 수익 안정성 확보였다. 한국 온라인 광고시장, 특히 동영상 광고시장이 굉장히 한정적인데 당시 80~90%에 이르는 이 비중을 낮춰야했다.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구매의사가 높은 일본시장을 공략했고, KM플레이어 담당 조직을 자회사로 독립시켜 추가 수익 확보에 매진했다. 아울러 솔루션 판매도 병행한 결과 이제는 광고비중이 50% 수준으로 매출구조가 굉장히 건전해졌다.
 
두번째는 서비스 확장을 위한 것인데 기존 축적된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켰다. 덕분에 다양한 서비스를 구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에브리온TV'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 에브리온TV는 N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케이블방송이라고 보면 된다. 티빙 등 비슷한 서비스가 있지만 이들과 다르다. 먼저 이들은 일일이 로그인을 하고 매달 일정 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에브리온TV는 비로그인 기반의 무료모델로서 이용자 편의성이 매우 높다.
 
- 아무래도 수익모델은 광고일텐데 그렇다면 이용자 거부감이 높아질 수 있다.
 
▲ 지상파 및 케이블방송을 재전송하는 형태로서 이미 기본적으로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광고는 유저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 시청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만 광고를 붙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주목하는 수익모델은 따로 있다. 무료방송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연스럽게 에브리온TV에 들어오고 싶은 사업자(PP)들이 증가하게 된다. 종교, 교육, 증권 등 전국방송을 하고 싶지만 방송시설 구축 비용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잠재적 고객사들이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입점료를 받는 것이다.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도 즐겨찾기 기능을 통해 소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해외교포를 타겟으로 하는 수익모델도 생각하고 있다. 비싼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유료화를 시도할 것이다. 일종의 가격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무료에서 유료화는 힘들지만 유료에서 보다 더 저렴한 유료화는 가능하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나중에는 해외진출도 시도할 것이다. 이미 UCC 시장은 유튜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의해 완전히 장악됐지만 아직 프리미엄 콘텐츠 시장은 가능성이 있다. 한국시장을 레버리지 삼아서 콘텐츠나 솔루션 교류를 통한 공략을 계획 중인데 개별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이라면 승산이 있다.
 
- 또 다른 성장축은 없는가.
 
▲ 우리가 보유한 KM플레이어의 경우 하루 400만명, 한달 2000만명이 방문한다. 하루 플레이되는 비디오클립수는 무려 1억개인데 여태껏 만족스럽게 활용을 못했다. 10월 웹버전을 출시할 예정인데 애플리케이션 제휴나 광고, 홍보 등을 통해 수익모델 폭을 넓혀갈 것이다. 나중에는 소셜기반의 동영상플랫폼으로 진화를 구상하고 있다.
 
즉 에브리온TV를 통해 프리미엄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고, KM플레이어를 통해 오픈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게 우리의 성장전략인 셈이다.
 
- LTE시대를 맞아 동영상에 대한 니즈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래픽 폭증에 따른 ‘망중립성’ 문제가 대두될 전망인데, 이를 어떻게 보나.
 
▲ 콘텐츠 제공업체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통신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진 않다. 트래픽 폭증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첫째로 데이터 전송기술의 발달에 따라 망 과부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또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일반 유저가 쓰는 데이터량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아주 특정계층이 많이 쓰곤 한다. 따라서 대중에게는 싸게 내놓되 헤비유저들에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게 가장 합리적일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종량제로 가서 이용자들이 돈내기 무서워 무선인터넷 안한다면 이것은 새 산업의 태동을 죽이는 결과다. 지속적인 대화로 합의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
 
- CEO로서 판도라TV를 운영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결국 돈과 사람이다. 한국에서 판도라TV가 나온 게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경우 플랫폼이 만들어지기까지 벤처투자가 받쳐주고, 광고시장이 받쳐주고, IPO시장이 받쳐준다. 그러면 보이는 게 전세계시장이다. 부럽다.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판도라TV만 하더라도 무한한 가능성만큼 자본참여가 필요하다.
 
중소기업 회피현상도 문제다. 양질의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다. 늘 직원들에게 꿈을 같이 꾸자고, 새로운 패턴을 함께 만들자고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나친 광고 의존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판도라TV를 떠났다. 사실 기업이라는 게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인데 한정된 비즈니스 모델을 극복하면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솔루션 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싶다. 애정 어린 시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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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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