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풍력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2009년 8월 성사시킨 미국 '육상 풍력발전' 기술업체 드윈드(Dewind Inc.) 인수가 실제로는 사업에 큰 도움이 안되는 사실상 '실패한 인수합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7일 "대우조선해양이 드윈드를 인수한 후 검토한 결과 디자인이나 설계 등 제품이 너무 올드(old)해 쓸 만한게 없다고 결론을 냈다"며 "회사내부에서는 이미 드윈드 인수를 실패한 인수합병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드윈드가 생산하고 있는 모델은 750W, 1.25MW, 2MW급에 그치고 있어, 점점 발전하는 기술력이나 시장의 요구에 전혀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한 풍력업계 관계자는 "풍력시장의 주도 제품은 1.5~2.5MW급 육상용이었지만 2010년 이후 풍력터빈의 대형화, 육상풍력시장의 포화 등으로 해상풍력발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당시 협상을 진행했던 핵심인물은 현재 드윈드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의 또 다른 관계자도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할 때는 사람과의 신뢰가 크게 작용하는 데, 당시 협상을 진행했던 핵심 인물은 현재 드윈드를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드윈드 인수와 관련해 향후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열었고, 남상태 사장은 인력보강을 통한 방향전환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사업팀에 있던 풍력사업을 풍력그룹으로 따로 분리시켜 강화헸다.
특히 이 풍력사업그룹은 드윈드처럼 육상풍력 기업이 아닌 해상풍력업체를 다시 인수하기 위해 몇몇 업체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태 사장도 지난 21일 조선해양의날 행사에서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육상풍력은 아직 경쟁력이 없고, 해상풍력은 기술력이 있으니까 해상풍력쪽으로 이야기하는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 사장은 드윈드 인수 당시 여름 휴가까지 반납하고 M&A관련팀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해 5000만달러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풍력산업의 특성상 시장 검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드윈드는 이미 수주 실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5~6년 정도를 앞서나간 것"이라는 설명을 하기도 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제조 노하우와 드윈드의 풍력 기술이 결합되면 단시일 내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지역을 거점으로 2015년 세계 10위, 2020년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3위권의 설비 업체에 올라설 계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성급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