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무상급식 전격시행"..법정공방 끝나나

관련소송 5건 중 대법·헌재에 각 1건씩 계류 중

입력 : 2011-10-27 오후 6:16:1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전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무상급식을 둘러싼 소송전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27일 취임과 함께 가진 첫 업무보고에서 오는 11월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에 대한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의 취임 후 1호 결재사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무상급식에 필요한 185억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며 강남, 서초, 송파, 중랑구를 제외한 19만7000여명의 초등학교 5, 6학년생들이 11월부터 급식비 혜택을 받게 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까지 몰고 온 무상급식제 도입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간의 대립이 첨예화 되면서 각급 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소송전으로 번졌으며,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에 붙이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았다.
 
이 때까지 제기된 소송은 총 5건으로, 오 전 시장이 서울특별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제기한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비롯해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낸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의 권한쟁의심판, 이상수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이와 함께 제기한 ▲주민투표 청구 서명부 증거보전 가처분신청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집행정지 신청 등이 그것이다.
 
◇무상급식 관련 소송 현황
관할 기관 사 건 명 결 론
대법원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소송 계류중
헌법재판소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의 권한쟁의심판 계류중
서울행정법원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무효확인 소송 취하
서울행정법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부 증거보전 가처분신청 기각
서울행정법원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이 가운데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가처분 신청 2건은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기각됐으며, 본안소송 역시 지난 8월24일 실시된 주민투표가 개표에 필요한 투표율 33.3%에 못 미친 25.7%에 그쳐 투표 자체 무산되면서 지난 9월 취하됐다. 이제 남은 소송은 대법원과 헌재에 계류중인 2건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은 지난 1월 제기돼 무상급식을 둘러싼 소송전의 시발점이 됐다.
 
쟁점은 학교급식법상의 지원대상의 범위. 이 소송에서 오 전 시장은 "학교급식법은 단계적 지원, 즉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부계층을 우선 지원하게 되어 있는데 하위규범인 의회 조례로써 전면적 급식을 시행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측은 "학교급식법상 전면적 무상급식을 금지하고 있지 않은 만큼 위법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이 소송에서 오 전 시장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에이펙스의 정기돈 변호사는 "대리인으로서는 서울시의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 서울시의 결정이 향후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근거로, 박 시장이 공약으로 시장 취임과 함께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함으로써 서울시의 소송 취하와 함께 분쟁이 그대로 봉합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를 상대로 헌재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은 사정이 다르다.
 
이 사건은 무상급식과 관련한 오 전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힘겨루기가 발단이 됐지만 본질적으로는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의 권한과 지위가 문제의 쟁점이다.
 
서울시교육청 측 대리인을 맡고 있는 신민정 변호사는 "권한쟁의 심판 자체가 오 전 시장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하고, "지방자치법상 교육에 관한 한 지방자치단체장 지위에 있는 교육감이, 교육과 관련된 주민투표에서 주민투표법상으로도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지위를 갖는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또 "아직 구체적 논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과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의 권한쟁의심판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 소송 이 전 의원 등 피고측에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백승헌 변호사는 "남은 소송에 대한 성급한 전망은 적절치 않다"고 경계하고 "(남은 소송을) 어떻게 할지는 새 수장을 맞은 서울시에서 나름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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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