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12월1일 맞출 수 있을까

SO마다 입장 달라 협상 교착..프로그램 제작도 늦어지는 듯

입력 : 2011-11-14 오후 1:10:15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출범을 보름여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채널 배정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협상 자체가 교착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이 주 안으로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종편 개국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종편4사는 당초 10월 말까지 협상을 매듭짓는다는 기조 아래 SO와 개별교섭을 벌였지만 종편들이 그간 ‘특혜’에 준하는 요구조건을 내건 데다, SO마다 채널 편성과 관련한 입장이 제각기 달라서 대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종편은 줄곧 지상파에 인접하는 황금채널 배정을 요구했고 전국적으로 똑같은 채널번호와 4사가 잇달아 비슷한 채널대에 묶이는 연번제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해왔다.
 
실제 업계에서는 종편이 15~18번대 채널을 배정 받는 것으로 협상이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CJ헬로비전이 17번 채널에 계열PP인 tvN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SO도 종편이 달라는 대로 마냥 내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어마어마한 콘텐츠 투자비를 쏟아 부어 프리미엄채널을 만들어놨는데 아직 검증도 받지 못한 종편이 황금채널 자리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SO는 번호 4개를 연번으로 묶어서 전국으로 동일하게 편성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O 한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채널 15번에 MBC, EBS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채널을 조정하는 게 쉽지 않고 전국공통번호는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11일 음악유선방송용 주파수대역(88~108MHz)을 SO가 쓸 수 있도록 하는 고시 개정안을 의결해, 종편의 채널 배정과 동시에 ‘퇴출’되는 일반PP 구제책을 급하게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PP협의회 역시 채널에서 빠질 때 손 놓고 있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여서, 채널협상을 둘러싼 문제는 수월하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부 종편은 프로그램 제작 계획과 프로그램 편성 등 세부 안을 SO에 제출하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음달 1일 시험방송 송출은 무리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SO 한 관계자는 “12월 1일을 개국일로 잡았으면 프로그램이라든지 편성이라든지 이런 게 이미 나와 줘야 한다”며 “일부는 제출했다고 하고 일부는 제출 안 했다고 하는데 준비를 못했다면 콘텐츠 제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종편4사가 개국을 공언한 날까지 남은 시간은 보름 정도에 불과한 데 비해 일부는 스튜디오 건립이 완공되지 않았고, 일부는 인력 수급에서 기대치를 못 채웠으며, 일부는 프로그램 제작 계약 과정에서 차질을 빚는 등 '완성도' 면에서 제각기 약점을 노출한 상태다.
 
업계는 지난 달 종편 4사가 나란히 진행한 채널설명회와 ‘맛보기’로 공개한 프로그램 면면을 견줘본 뒤 일부 종편에 대해서는 ‘날림 개국’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종편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두 달 치 프로그램을 예비해두고 있다”며 “개국날 방송을 하는 건 큰 문제없고 채널협상은 진행 중이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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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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