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지상파방송사와 재송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하 케이블SO)가 협상이 결렬되면 24일 정오부터 지상파 일부 채널 송출을 전면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협상 마감일을 앞두고 중재에 분주했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조정력이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 케이블SO는 22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지상파방송사와 협상이 결렬되면 오는 24일 낮 12시부터 SBS, MBC, KBS2 등 3개 지상파채널의 디지털신호(8VSB)를 끊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지상파 아날로그 신호는 그대로 두고, 디지털 신호만 중단한 뒤 비대위 회의를 통해 추가 조치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1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상파방송사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케이블 가입자당 연간 1만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이를 전체 케이블가입자에게 적용하면 연간 1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극한 상황에 몰려 방송 중단을 결정하게 된 것을 죄송하게 여긴다“는 담화문을 낸 바 있다.
뒤이어 23일 종료되는 재송신 협의체 회의를 하루 앞두고 ‘지상파 송출 중단’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어 협상대상인 지상파와 방통위를 압박한 셈이다.
아직 마지막 협상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지상파 송출 중단 사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방통위다.
케이블방송을 통해 지상파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가 1500만을 헤아리기 때문에 사태가 가시화될 경우 여파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방통위는 지난 10일 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거나 협상이 결렬돼 시청자에 피해가 전가될 경우, 케이블과 지상파 양 방송사업자에 행정조치를 동원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열한 번째 재송신 협의체마저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지난 21일과 22일 지상파, 케이블 사장단과 잇단 회동을 갖고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지만 현재로선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5개 케이블방송 사장단은 22일 낮 최시중 위원장의 요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