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부정선거 의혹' 김어준 말대로 됐네!

나꼼수 26회에서 이미 투표 방해 의혹 제기해

입력 : 2011-12-05 오후 3:54:24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나는 꼼수다’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인 10월29일에 제기한 ‘투표 방해 의혹’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10월29일 공개된 26회 방송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능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었다.
 
당시 방송에서 김 총수는 “투표소 위치가 갑자기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와 달리 이동된 곳이 있다”며 “20년 동안 변함이 없는 곳이 갑자기 변한 곳이 있었다.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선관위는 선거 하루 전 곳곳의 투표소 위치를 변경했다.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투표소 중 332곳(약 15%)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경된 투표소는 여당 성향의 강남보다 서대문구(48%)와 금천구(43%) 등 야권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강북지역이 월등히 많아 의문을 증폭시켰다.
 
당시 최저 투표율(36.5%)을 기록한 금천구의 경우 유권자들이 안내문이 없어 투표소를 찾아 헤매는 등 원성이 쇄도하기도 했다.
 
김 총수는 “주부, 노인들이야 나중에 가면 되지만 아침 일찍 투표하고 가야 하는 직장인들은 투표소가 달라져서 스마트폰, 인터넷으로 찾았다”며 “그런데 선관위 홈피가 접속이 안됐고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했다”고 상황을 되짚었다.
 
아울러 “가장 이상한 게 원순닷컴과 선관위 홈피가 다운되고 나서 언론에서 디도스 공격이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수는 이어 “박원순 홈페이지 다운은 디도스 공격이 맞다”며 김 총수는 “로그파일을 받아서 우리가 분석해봤다. 새벽 1시 47분, 5시 30분 두 번 공격을 받았다. 디도스 공격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박원순 홈피 다운은 페인트 모션으로 추정된다. 왜냐면 선관위 홈피는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희안한 케이스”라며 “대략 오전 5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 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은 되는데 투표소를 찾기 위해 주소를 입력하는 DB만 끊어졌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는 “접속이 많으면 DB 연동이 끊어질 수 있지만 새벽 6시에 어떻게 접속이 폭주하냐”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DB 연동을 끊어서 투표소를 찾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추정할 만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출근길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한 치밀한 작전의 일환일 수 있다”며 “로그파일만 보면 된다. 접속한 정보들을 기록해 놓은 파일 있는데 열어보면 해킹을 한 것인지, 외부에서 혹은 내부에서 된 건인지, 다른 경로인지 그대로 나온다”고 로그파일 공개를 촉구했다.
 
김 총수는 “선관위는 홈피가 공격을 받은 것이라면 경찰에 바로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며 “누가, 왜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 선거를 방해하려고 한 큰 사건이다”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로그파일을 절대 못 지우게 해야 한다. 실수로 지웠다거나 하는 얘기가 나오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 김어준 추측 거의 다 들어맞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나꼼수 26회가 방송된 지 한 달 보름여 만에 의혹은 그대로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실 비서 공모(27)씨 등 4명이 디도스 공격으로 선관위 전산망을 마비시켜 서울시장 선거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김 총수는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 선관위 내부 소행을 의심했지만 어쨌든 투표소를 급히 변경하여 혼선을 일으킨 후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투표를 방해하려 한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 온 3.15 부정선거에도 빗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며, 유권자의 투표권이라는 권리를 침해한 엄청난 사태이기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이 “개인의 범죄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의원실 9급 비서가 혼자 벌였다고 보기엔 사건의 규모나 투입된 자금 등을 고려할 때 ‘몸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것도 김 총수의 주장과 일치한다.
 
선관위는 사건의 터지자 내부 개입설을 일축하며 디도스 공격이라는 경찰의 발표가 실체적 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난감한 모습이다.
 
또한 “로그파일은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야당들의 공세가 거세고 비난 여론이 번지자 “고려해 보겠다”고 입장을 번복, 어떤 방향으로든 김 총수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IT보안전문가)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디도스 공격과 함께 해킹이 있었다면 선관위 내부의 접근이 없더라도 (홈페이지 다운이) 가능하다”고 밝혀 선관위 내부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디도스 공격만 하는 사람들은 내부 DB에 들어가지 않지만 해커들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 디도스 공격만으로는 내부 DB에 침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내부자 소행과 해킹 양쪽을 같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그파일이 공개되더라도 시스템 내부에 침입해서 변조를 했을 수 있다”며 “고급 정도의 해커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해 김 총수의 우려대로 로그파일이 공개될 경우 의혹을 감추기 위해 수정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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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