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토목학회는 정책토론회를 갖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룩한 토목산업에 대해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서 비하하는 발언이 쏟아지는 데 대해 '정치권의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최근 토목사업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에 대해 자성하고, 민자유치, 선택적 SOC사업 투자 등의 대안을 통해 건설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9일 서울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토목학회 창립 60주년 기념토론회에서는, 학회 창립을 축하하는 덕담보다는 최근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 토목사업을 비판하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축소하고 '토건국가' '토건족'등 토목 산업 전반을 비하하는 말들이 급증하는 세태에 대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건설산업의 사회적 가치'라는 주제의 발제 연설을 맡은 좌승희 경기개발 연구원 이사장은 "1인1표의 민주주의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모순론이 만나면 사회 민주주의, 포퓰리즘은 불가피하다"며 SOC가 포퓰리즘 정치에서 폄하되는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좌 이사장은 "SOC는 모두가 공유하는 하느님이 주는 공짜 선물과 같기 때문에 국민들은 그 값어치에 대해 크게 평가하지 않지만 복지 혜택은 개별적으로 누리는 사적재여서 복지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점을 정치인들이 악용해 표를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주(住) 문제는 주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교통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건이다"며 토목국가를 버리고 복지국가로 가자는 발상은 '어불성설'임을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도 현재 정치권에서 복지예산을 위해 SOC예산을 깎는 모습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동안 토목 사업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소홀하지 않았냐는 등의 여러가지 비판과 대안이 제시됐다.
이자리에 패널로 참석한 전여옥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민주당 출신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SOC예산을 늘려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주문했다"며 "SOC예산을 줄여 복지국가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공식"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한겨레신문 전문기자는 현재 토목사업이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에 대해 나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4대강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토목사업의 이미지는 MB(이명박 대통령), 사회분열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가중돼 있다"며 외부적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건서라업의 불공정 하도급, 비자금과 뇌물,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 등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선 건설산업이 스스로 책임을 느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내부적 자성의 필요도 언급했다.
온기운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SOC예산을 줄여서 복지를 한다는 이분법적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럽처럼 복지국가를 하려면 근본적으로 국민이 세금을 더 많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건설업은 앞으로 국가재정에 의존하기 보다는 민자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국민 연금기금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형 KDI공공투자관리 센터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국제 전문가들이 과거에 인프라 투자가 중요하다는 논의서 탈피해서 효율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SOC 사업 투자를 선택적·효율적으로 해야 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