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해를 넘기는 가운데 지난 9년간 계속되어온 '론스타 논란'이 다시한번 달아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의혹과 함께 재차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소유 자격,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및 감독 소홀도 집중조명되고 있다. 외환은행 주인찾기를 둘러싸고 불거져온 금융당국과 론스타의 문제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해결책이 예상되는지 3편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③
론스타는 한국사회에 분명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 투자에 나서 도움을 준 외국자본의 이면에는 고배당과 주가조작 같은 모럴해저드와 불법이 있었다. 론스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향후 론스타에 대한 처리와 외환은행 새주인찾기에 대한 전망도 하나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 해외 투자 유치 필요 VS 먹튀 자본 처벌해야
론스타 같은 해외자본을 옹호하는 쪽은 국내 투자 필요성을 근거로 든다. 위법행위에 대해 엄단할 필요가 있지만 무작정 해외자본을 배격하다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나쁘게 본다는 이유다. 이런 역차별이 존재하면 해외에 있는 우리 금융 자본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론스타가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이득이 있다면 세금이나 손해배상을 통해 회수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별개 문제로,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사적 계약 문제인데다가 외환은행 인수로 인한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를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역시 "은행의 인수자에 대해 이런저런 제한을 두는 것은 옳지 않다. 좋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외국 자본에도 기꺼이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 투기자본감시센터을 비롯한 외환은행 노조, 참여연대 등은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이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기한을 정한 강제 매각 명령으로 팔게 해 프리미엄을 못 얻게 해야 한다"며 "이후 우리사주, 국민주 매입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외환은행을 독자생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독자생존과 관련해 외환은행 노조는,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인수 후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해외(호주 ANZ은행)및 국내은행(산업은행)을 선호하는 일부 의견도 있다.
◇ "정서상 어렵지만 현실 직시해야"
제3의 시각도 있다. 현실을 냉정히 보자는 애기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올 3월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 기고한 ‘론스타 문제, 합리적으로 접근하자’를 통해 현실론을 폈다.
김 교수는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더라도 소유권은 인정되고 이에 따른 처분권도 인정된다”며 “6개월 내에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매각할 것인가는 (자격을 상실한) 대주주가 결정하는 것이지, 감독당국이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서상으로 승복하기 어렵더 하더라도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뤄서는 안되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며 “무조건 매각 무효라는 무리한 주장을 하면,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의 원칙에는 동의하는 많은 국민들도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보는 시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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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
외환은행 |
박경서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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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으면 처벌할 수
있지만 외국자본이라고 적대시하면 안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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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발전 위해 하나금융의
인수 승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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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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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 제한할 수 있지만 지분 매각 막을 수 없어 |
하나금융 인수 비판적이지만 다른 대안 없어 |
론스타 관련 시민단체 및 노조 |
기한 정한 강제매각명령으로 프리미엄 못 챙기게 해야 |
지분 분산매각(일부는 블록딜 판매)혹은 국민주 매각 통해 독자 생존 |
한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론스타가 계속 배당을 챙길테니 빨리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론스타는 지난번 유죄판결로 의결권이 제한돼 이사선임을 못하는 등 배당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간을 좀 더 두고 이 문제를 살펴봐도 괜찮다는 뜻이다.
◇ 당국 "론스타와 하나금융 인수는 별개 문제"
당사자인 하나금융의 입장은 어떨까?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주고 있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론스타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현행법상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없다면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에 이해가 일치되는, 즉 외환은행 매각이 최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법적 판단 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른 접근을 하겠다는 얘기다.
당국도 비슷한 입장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론스타 문제 처리와 관련, 산업자본 여부와 지분 인수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18일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정되더라도 하나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과는 큰 상관이 없다”며 “외환은행 지분 41.02% 외에 추가로 6%를 더 매각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를 곧 넘기면서도 론스타와 금융당국,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여전히 뜨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위법 사실에 비춰, 앞으로는 건전한 해외투자자가 건전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을 것"이라도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