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14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무디스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6개국에 대한 등급 강등 여파로 하락했다.
다만 깜짝 통화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일본 증시는 장 후반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몰타, 슬로바키아 등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기존 A1에서 A3로 두 단계 강등됐으며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은 각각 한 등급씩 낮은 A3, Ba3로 조정됐다.
슬로베니아, 몰타, 슬로바키아도 한 계단씩 내려왔다.
무디스는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의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앤디 맨텔 퍼시픽 썬 CEO는 "등급 강등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시기가 놀랍다"며 "아시아 주식 시장에 어느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日증시, 통화 완화의 힘..9000선 재돌파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52.89포인트 상승한 9052.07로 거래를 마쳤다.
무디스의 유럽 6개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하락 개장한 일본 증시는 장 후반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 발표에 상승 반전했다.
일본은행(BOJ)은 2월 정기 금융정책회의를 마친 후 자산 매입기금을 10조엔 증액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5조엔 증액에 이어 4개월 만에 단행된 통화 완화 조치로 총 자산매입기금 규모는 65조엔으로 늘어났다.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 조치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짙어진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한편 함께 발표된 기준금리는 종전의 0~0.1% 수준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히라노 케니치 다치바나 증권 펀드매니저는 "일본은행이 드디어 통화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투자자들이 이에 반색하며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매입기금 확충 소식에 엔화 가치가 낮아졌지만 무디스의 등급 강등으로 유럽 경제 전망이 다소 어두워지면서 수출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도요타 자동차(1.79%), 닛산 자동차(0.92%)등 자동차 업종은 오름세를 나타낸 반면 소니(-1.46%), 후지필름(-0.49%)등 전기전자업종은 하락했다.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1.29%), 노무라 홀딩스(1.28%),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0.79%)등 금융주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전일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소프트 뱅크와 KDDI는 각각 0.17%, 0.81% 내렸다.
◇中증시, 보이지 않는 긴축완화 조짐..'하락'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7.09포인트(0.30%) 내린 2344.77을 기록했다.
무디스의 등급 강등 소식은 대 유럽 수출 비중이 큰 중국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몰고왔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마땅한 긴축 완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어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정책 핵심이 물가에서 성장으로 전환된 시점에서 시장은 통화와 재정 양쪽에서 완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해푸동발전은행(-1.19%), 중국은행유한공사(-0.66%)등 은행주와 우한철강(-0.97%), 보산철강(-0.59%)등 철강주가 약세를 보였다.
해양석유공정(1.04%), 시노펙상해석유화학(0.97%)등 정유주와 차이나반케(0.13%), 폴리부동산그룹(0.19%)등 부동산주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한 숨 돌리니 유럽이 '쿵'..대만·홍콩 '혼조'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보다 28.83포인트(0.36%) 내린 7884.08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시멘트(-2.19%), 자동차(-2.04%), 금융(-1.82%)등 내린 업종이 다수를 이뤘다.
다만 윈본드 일렉트로닉스(5.16%), 난야 테크놀로지(6.98%)등 반도체주와 청화픽쳐튜브(6.54%), 한스타디스플레이(6.90%)등 LCD 관련주는 모두 크게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2분 현재 전일보다 15.02포인트(0.07%) 오른 2만902.42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항기부동산개발(5.95%), 신세계개발(5.73%), 신황토지개발(4.00%)등 부동산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노펙(-1.40%), 시누크(-1.03%)등 정유주와 차이나 모바일(-0.50%), 차이나 유니콤(-0.42%)등 통신주는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은행(-0.30%), HSBC(-0.15%), 중국공상은행(0.37%)등 은행주는 혼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