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성식 의원과 정태근 의원은 28일 다양한 정책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8일 뉴스토마토 사옥 아르떼홀에서 열린 '권순욱의 정치토크' 3편에 참석한 김성식 의원은 "남북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책의 방향을 떠나서 남남갈등이 존재하는 한 항상 북한 손에 놀아나게 된다"며 "복지문제도 마찬가지다. 재원을 얼마나 늘리고 어디부터 급한 데를 막을 것인지 여야간에 합의를 하면 되는데 각각 자기 주장만 하다보니까 때론 재정건전성을 갖고 논란이 벌어지고, 때론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갖고 논란이 벌어지질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타협과 양보가 없이 이 문제가 해결되겠나. 우리 사회에 놓여있는 문제들은 한 정당이, 한 정권이 해결해낼 수 없다는 자각을 정치인과 국민모두가 해야 한다"거 주장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다음 정부는 연립정부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바세나르 협정 같은 사회적 합의 경험이 우리나라에는 없다. 이런 사회적 자본의 축적이 없으면 경제정책이든 사회정책이든 안정적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도 "정치가 갖고 있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그것이 같이 이뤄지면 지금 당장은 부족해도 사실은 더 없이 많은 국민들한테 이로움을 주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저는 그런 자세의 견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나 정태근 의원은 당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탈당해서 무소속"이라며 "저희가 19대 국회 때 할 일은 여야가 18대처럼 싸우면 중간에 드러누워야 하는 것이다. 한미FTA 때 정 의원이 단식하지 않았나. 제발 표결해서 정상적으로 토론해보자고 10일 이상 단식을 했듯이 누군가 소금 역할을 하면서 드러누워야 한다"고 여야를 비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정치권 내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여야 의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발의해서, 가령 우리 사회의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입법을 도출하는 이런 사례들이 쌓여나가는 것. 전례들이 쌓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지역주의를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도록 고민했던 것이 석패율제"라며 "이번에 광주에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출마하고, 대구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출마한다. 사실 석패율제는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문제를 고민하다 보니까 안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정치의 양상이 권력을 획득하는 것에 모두 집중하다 보니까 정상적으로 풀어야 될 일을 못하고, 국회도 항상 싸우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권력을 잡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민생과 관련한 문제에는 별로 대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어제도 마지막 국회를 하면서 중소기업, 서민과 관련한 일은 밤을 새워서라도 통과시켜서 (했어야) 한다"며 "권력을 중심에 놓는 것을 탓하지는 않지만 여기에 종속시키는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한 정당이 집권해서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정치를 밀고 가면 된다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며 "이 자리를 통해서 국민들께 호소드리는데 다음 정권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여러가지 비전에 대해 동의하고 적어도 연립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열린 마음을 가진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재강조했다.
아울러 "19대 국회 들어오자마자 4개 특별위원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문제, 복지관련, 비정규직 문제,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들은 이것을 바탕해서 변화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정활동 중 가장 보람이 있었던 정책에 대해선 정 의원은 "대기업의 시장 독식, 지배력 강화에 대해 공공부문부터 중소기업에 열어주자고 하는 MRO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것"을 꼽았다.
정 의원은 "처음에는 사람들이 MRO를 잘 몰랐다. 그래서 소모성용품에 대한 구매대행과 관련해서 정부부터 잘못하고 있다고 봐서 대기업의 시장 독식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니었나 한다"고 자평했다.
한편 정 의원은 아쉬웠던 정책으로 소프트웨어진흥법을 들었다. 그는 "어제 통과하지 못한 소프트웨어진흥법 같은 경우 말로는 대한민국이 소프트웨어 강국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시장을 공공부문까지 완전히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고 취지를 들었다.
그는 이어 "전체 대기업 매출 중 공공부문 시장이 10%밖에 안 된다"며 "대한민국 소프트웨어산업이 굉장히 협소하다. 대기업은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 정부도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어제 결국 법사위에서 정족수를 못채워 휴회가 되는 바람에 이 문제가 통과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재선을 해서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의원은 "제가 네오케인지언적 입장에 있기 때문에 쏟아져 나오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싸우느라 참 힘들었다"면서 "그런 가운데 지나친 감세를 막았다는 측면에서나 공기업 부채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국가재정 위험 요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국가재정법을 바꾼 일, 카드수수료 민생 정책 등을 했던 부분들은 보람이 있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아쉬웠던 부분으론 "지난 4년 동안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가 서로 물어뜯고 적대적으로 공존하는 구조와 맞서는 데 제 스스로 한계를 느낀 것"이라며 "만일 주민들께서 재선의 기회를 준다면 저는 여야와 정부, 시민단체 등이 표를 의식하고 상대방을 적대시하며 싸우는 구조가 아니라 특위 내에서 사회적 합의를 녹여내는 그런 정치를 통해 한단계 바뀌어가는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