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국이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성장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면서 철강산업에 대해 대외개방 수준을 높이고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철강사들이 정리되면서 중국 철강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여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中 정부, 10년만에 공업의 대외개방 천명
9일 중국 주요언론은 올해 말 '철강산업 합병·재편 조례'가 발표되면 본격적인 인수합병(M&A)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질적성장을 위해 자동차와 철강, 조선, 시멘트 기업 등에 대한 M&A를 통해 산업 집중도와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철강과 장비제조기업 등 공업분야의 대외개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성장 둔화와 외자유입이 줄어든 데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중국 정부기관이 공업의 대외개방을 천명한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철강기업들에 대한 해외 철강사와 자본의 진입를 허용하겠다는 것이지만 반대로 해외 철강사들의 M&A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외국기업의 M&A를 제도적으로 금지했던 것은 아니지만 비제도적으로 외국기업의 중국 기간산업에 대한 진출을 제한해왔다.
◇수입대체 효과 등으로 국내철강업체에 위협요인
중국이 철강시장에 대해 대외개방 수준을 높이고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대형사 위주로 철강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정확한 생산능력 측정은 불가능하지만 노후설비 폐쇄와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작년에 3000만~4000만톤 정도 설비가 폐쇄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 연구원은 "그동안 중소형사가 난립하던 구조였는데 철강산업진흥계획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대형사 중심으로 산업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가 우리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면에서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대형업체의 탄생은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반갑지 않은 일이다.
심 연구원은 "중국이 저가 위주의 물량 공세가 아닌 고품질과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키워갈 것으로 보여 우리 업계도 압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급강종에 대한 수입대체효과 등으로 경쟁사로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용제품 외에 핵심부품 등에 대한 기술격차가 현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갑자기 기술력이 높아지진 않겠지만 기술격차 축소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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