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발표 후 조정' 징크스 깨질까

5일 1분기 실적가이던스 발표..주가 '과열' 국면?

입력 : 2012-04-02 오후 5:36:40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오는 5일 1분기 실적가이던스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005930)가 호실적 랠리를 이어갈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시에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주가 향방도 관심이다. 2일 삼성전자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2만4000원(1.88%) 뛴 129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사상 최고가(131만1000원)를 경신한 뒤 잠시 주춤하던 주가가 이날 4거래일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삼성은 분기별 성적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불구, 주가는 고꾸라지는 반전을 연출해온 게 사실이다. 이른 바 '실적 공개 후 조정' 징크스다.
 
최근 1년 간 삼성이 실적가이던스를 발표할 때 주가가 오른 적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일인 10월7일(+2.38%) 한 번 뿐이다. 그 외 1년 전 1분기 실적이 공개된 지난해 4월7일 주가는 전날보다 1.52% 떨어진 90만9000원에 마감했으며, 2분기 실적이 발표된 7월7일엔 2% 밀린 88만원, 4분기 실적이 나온 1월6일엔 1.7% 하락한 104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게다가 당시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에만 내린 것이 아니라 이후 일주일 간 작게는 2%에서 크게는 6%대까지 급락한 경험이 있다.
 
이렇다보니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조정 징크스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실적·주가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 전문가들 대부분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 하락세가 다시금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천장 뚫린 듯 치솟은 주가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막상 호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내기 위해 주식을 내다팔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의 주가조정 징크스는 회사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지속적으로 기록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던 기대심리가 발표와 동시에 소멸되면서, 그간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5일 실적 발표 때에도 성적의 좋고 나쁨과 무관하게 주가는 단기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오히려 고질적인 징크스가 가격 부담에 매수를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일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기선상에서 주가가 실적 모멘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삼성은 매 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7000억~1조원 가량 웃도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이 주가 과열 국면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관측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삼성의 경우 좋은 실적이 나오면 그것을 루머의 뉴스화로 인식, 더이상 화제가 없다고 여겨 매도하는 경향이 짙었고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면서도 "회사 실적은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테니 떨어지면 다시 사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예상실적은 매출액 44조원에 영업이익 5조원 초반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매출(47.3조)과 영업익(5.3조) 대비 조금 감소했거나 유사한 수준의 실적이지만,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분기 들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게다가 상당 수 전문가들은 조만간 뚜껑이 열릴 삼성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가뿐히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이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성제 SK증권(001510) 연구원은 "1분기 스마트폰의 약진과 마케팅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각각 5조3000억원과 46조8000억원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3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송명섭 연구원도 "1분기 휴대폰 부문에서 고가와 중저가 양 부문 모두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하고, 휴대폰 사업에서만 3조66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1분기 조정 영업이익은 5조24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뛰어난 자체 경쟁력으로 매크로 부문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향후에도 시장 대비 지속적으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 삼성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적정주가도 145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올렸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이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었다면, 2분기엔 반도체 부문의 이익 개선세까지 더해 실적 랠리를 이끌 것"이라며 목표가를 170만원으로 26%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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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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