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SK와 현대자동차 등 주채무계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금까지는 은행별로 동일계열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자기자본의 25%)를 관리해왔으나 앞으로는 금융지주사법에 맞춰 한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SK의 계열사가 된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이 외환은행이어서 지주가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지 주목된다.
◇신용공여액 모니터링 '강화'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6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개별로 보면 여신에 문제가 없는데 지주사에 묶이면서 동일 계열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액(자기자본 대비 25%)까지 여유가 별로 없다"며 "서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에서는 은행 뿐 아니라 캐피털 증권사 등 지주계열사 등의 신용공여 총 합계액이 금융지주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면 1년 이내에 해소해야 한다.
즉,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자본금이 각각 10조원, 8조5000억원을 갖고 있다면 지금까지는 동일 계열에 대한 한도를 2조5000억원, 2조원 이내로만 관리하면 됐다. 하지만 지주사법을 적용하면 증권과 캐피탈 등의 신용공여액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행의 여신 한도가 더욱 빡빡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관 계자도 "여신한도에 대한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외환은행이 자회사로 편입됐된 이후 신용공여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는 계열사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한 SK계열 여신한도 '위험수위'
특히, 현대차와 SK그룹이 인수한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이 외환은행이기때문에 하나금융지주는 한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와 SK그룹에 대한 하나금융지주의 신용공여액은 2조9276억원, 2조762억원에 달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은 이미 지난해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을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하이닉스를 인수한 SK계열의 경우 한도가 거의 차서 신규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 총액이 한도에 육박했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사법은 자회사의 구성에 변동이 있거나,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이 감소한 경우, 동일차주의 구성에 변동이 있는 경우 등에 대해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지난 2003년 SK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규정을 어겨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다.
아울러 기업의 경우 한도가 꽉 차버리면 추가대출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공여액은 법정 한도와 별도로 은행 내부적으로 더 엄격하게 적용한다"며 "이미 포트폴리오 변경을 검토 중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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