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선진당, 텃밭도 새누리·민주에 샌드위치

충북은 이미 지배력 상실..대전과 충남도 새누리와 민주당에 고전

입력 : 2012-04-06 오후 1:59:51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자유선진당은 텃밭을 사수할 수 있을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통합진보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4.11총선을 5일 남기고 자유선진당이 텃밭인 충청도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위기'에 처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역구 출마자 18대에 비해 반토막..충북은 지배력 상실
 
우선 2008년의 18대 총선과 비교해보면 당세 자체가 현격히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진당은 18대 총선 당시 전국에서 총 98명의 후보를 출마시켜 13명이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50명의 후보가 출마해 후보자 숫자 자체가 반토막난 상황이다.
 
특히 18대 총선 당시 지역구 출마현황을 보면 서울에서는 정인봉, 신은경, 강삼재 등 지명도 높은 후보자들을 비롯해 17명이 출마해 4.79%의 정당득표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후보자도 8명에 그치고, 그나마 인지도 높은 후보가 별로 없는 상황이어서 정당득표에서도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은 대전과 충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 공통된 현상이다. 경기도의 경우 19명에서 4명으로, 인천도 7명에서 4명으로 축소됐으며, 나머지 지역은 후보가 없거나 단 1명에 불과하다.
 
18대 총선 당시 정당득표율의 경우 호남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각 지역에서 3%~6%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총 6.84%의 정당득표율로 4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출마 후보 자체가 반토막난데다가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도 3%에 머물고 있어서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마지막 보루 대전과 충남도 새누리와 야권연대 후보에 샌드위치
 
특히 전통적으로 자유선진당의 텃밭이었던 충청도의 경우에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 우선 충북의 경우 사실상 지배력을 상실한 상황이다. 18대 총선에서는 그나마 충북 8개 지역에 모두 후보를 출마시켜 13.72%의 정당득표율과 함께 지역구도 1석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역구 출마자도 4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새누리당과 야권연대 후보들에게 밀려 당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 남은 선진당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대전과 충남도 심상치 않다. 우선 18대 총선에서 대전의 6개 지역구 가운데 5개를 휩쓸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충남도 10개 가운데 7석을 차지해 위력을 과시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약진해 기존 의석수를 사수하는데 힘겨운 상황이다.
 
18대 총선에서 선진당은 대전에서 임영호(동구), 권선택(중구), 이재선(서구을), 이상민(유성), 김창수(대덕)을 당선시켰지만 이상민, 김창수 의원은 이미 각각 민주통합당과 무소속으로 당적을 변경한 상황이다. 나머지 현역 의원들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들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자칫하면 1~2석을 획득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이해야 한다.
 
충남도 사정은 비슷하다. 10개 지역구에서 심대평(공주연기), 류근찬(보령서천), 이명수(아산), 변웅전(서산태안), 신삼철(논산계룡금산), 이진삼(부여청양), 이회창(홍성예산), 김낙성(당진) 등이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들에게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신설 지역구인 세종시로 옮긴 심대평 의원도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심의원이 떠난 공주·연기에서는 윤완중 후보가 새누리당의 박종준, 민주당의 박수현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천안갑의 강동복 후보는 민주당의 박병석과 새누리당의 전용학 후보에게 밀리고 있고, 천안을의 박상돈 후보도 새누리당의 김호연, 민주당의 박완주 후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논산·금산·계룡의 이인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친구인 민주통합당의 김종민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선진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진삼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부여·청양의 홍표근 후보도 새누리당 김근태 후보에게, 아산의 김낙성 후보도 새누리당의 김동완 후보에게, 이회창 의원이 자리를 비운 홍성·예산의 서상목 후보도 새누리당의 홍문표 의원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비례대표로 자리를 옮긴 변웅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산·태안의 성완종 후보는 새누리당의 유상곤 후보와 박빙의 싸움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충남에서는 새누리당에게 의석을 내줄 가능성이 굉장히 큰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변웅전 의원은 지난 5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원내교섭단체는 필연코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충청도민들의 지지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변 의원은  "여론조사 기관에서 제일 하기 힘든 것이 충청도"라며 "저도 18대 총선에서 11%가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 개표를 하고 보니까 결과는 22.6% 앞서서 제가 압도적으로 당선이 된 바가 있다"고 말해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충청도민들이 선진당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새누리당의 약진과 야권연대를 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 의해 샌드위치 신세가 된 선진당이 과연 대전과 충남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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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