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촛불을 들었던 여고생들이 생애 첫 총선 투표를 하게 된 19대 총선. '촛불소녀'들의 활약으로 20대 투표율이 오를 수 있을까?
4.11 총선은 투표율 55%를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 18대의 46.1%는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종합 50%에 가까우면 보수세력인 여권이, 60%에 육박하거나 넘으면 진보세력인 야권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대 세대별 투표율을 볼 때 연령대가 높은 50대 이상에선 투표 참여도가 높다. 이는 17대(전체 투표율 60.6%, 50대 투표율 74.8%, 60대 이상 71.5%)와 18대(전체 투표율 46.1%, 50대 60.3%, 60대 이상 65.5%)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같은 기간 20대의 투표율은 17대 37.1%, 18대 28.1%로 '참담한' 수준이다. 시계를 돌려 16대 총선을 살펴봐도 37.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의 20대 투표율이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촛불 정국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생애 첫 주권행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청소년들은 이명박 정부 원년 터진 광우병 쇠고기 사태를 수수방관하지 않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이들은 교복을 입고 시청으로, 광화문으로 모여 촛불을 들었다.
소위 '촛불소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둔감한 MB정부를 비판하며, '배후 조종자들이 있다'는 지적에는 코웃음을 날리는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즈음 집회에 참석했던 고교생들은 2012년 현재 대부분 대학생이 됐다. 당시 1학년이었던 학생들은 만 19세를 넘어 생애 첫 총선 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선거권을 갖게 됐다. 이들이 투표할 동기부여는 확실한 셈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엔 반값등록금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 대학생이 된 '촛불소녀' 세대들이 민감해 할 이슈들을 가지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0대 투표율 제고에 호재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저변 확대와 함께 그 주역인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 논란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도 관건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09년 기고한 글에서 "이 친구들(10대)은 촛불의 발화점이 됐던 소위 촛불소년·소녀 세대"라며 "지금 10대가 졸업하면 너희 세대(20대)를 앞지를 것이고, 곧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9대 총선 투표가 시작된 11일 오전 9시 투표율은 8.9%로 지난 18대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궂은 날씨 영향은 있겠지만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결국 생애 첫 주권을 행사하게 될 '촛불소녀' 세대가 투표소를 찾을지 외면할지 여부에 따라 20대 투표율과 이번 선거의 결과도 요동칠 전망이다. 이들이 향하는 발걸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